이춘풍 사주를 타고 태어났다고 하더니 한창 때(?)는 나름대로 연애전선은 언제나 맑음이었던 것같다. 우연이라면 우연이겠지만 이별을 겪고 나면 며칠 지나지 않아 새로운 사람이 생기는가 하면 갑자기 동료 직원이 고백을 해오기도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나니 언제 그랬냐 싶게 표현 그대로 연애가 뚝 끊겼다. 나 스스로 오는 사람 말리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다 보니 그럴 수도 있다 싶지만 그래도 허전한 것은 어쩔 수 없으니 간사하기만 한 인간이다.

모처럼 호감이 가는 사람은 아주 내게 냉담하거나 유부녀이거나 나이 차이가 까마득하고 독신 생활이 길어지면서 신체리듬이 솔로 생활에 최적화된 듯도 하다. 그러다보니 가뜩이나 수동적인 연애감정이 이제는 거의 방어적이 된 듯하고 평소엔 거의 관심이 없다가도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면 ‘저 사람이 먼저 고백 안 해주나..’하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까지 하는 게 요즘의 내 모습이다.

무언가를 잊기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무언가에 빠져드는 것인데 요즘 세상에는 그렇게 빠져들만한 ‘꺼리’들도 많지가 않은 데다가 그나마 내가 관심 있는 것들은 죄다 ‘목돈’을 요구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같다. 굳이 뛰어난 예지력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5년 뒤나 10년 뒤 내 모습은 별반 달라질 것이 없을 것같다.

몇 년 후에도 여전히 솔로이고 여전히 바라는 것은 많으며 여전히 이런 글을 블로그에 적으며 한숨을 쉬고 있을 테니 말이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타이어세정제가 거품식이라는 것을 알고 꽤 고민에 빠졌다. 물로 닦을 방법이 없어서 일부러 찾아서 주문한 것인데…이것만 반품하자니 배보다 배꼽이 크다. 마음이 어리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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