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내 차의 역사(역사라고 해 봐야 두 대뿐이지만)를 돌이켜보면 평범함 속의 이방인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첫차인 액센트는 1.3이 대세인 흐름에 1.5를 구입해 타고 다녔고 두 번째 차인 아반테XD는 1.5나 1.6이 대세인 흐름에 2.0을 타고 다녔다. 가만 보면 내 성격하고도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데 세상의 큰 틀에서 적극적으로 벗어나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일탈을 꿈꾸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10년여를 운전을 하는 동안 초반기 그러니까 액센트를 타던 시절에는 자동차는 자동차 이상의 무엇도 아니었다. 단지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도구이거나 애인과의 둘만의 시간을 위한 소도구 역할을 하는 경우가 주였고 자동차 자체에 대한 관심도 전혀 없어서 오랜만에 들른 카센터에서 “어, 이거 바꿔야 하는데..”라고 말하면 선뜻 바꾸는 전형적인 소시민이었다.

그러던 중 자동차가 그 자체로 보이기 시작한 것은 동호회에 가입하면서다. 아반테를 타고 있으니 아반테 동호회에는 당연히 가입을 했고 막연하게 괜찮아 보이던 (외양) 투스카니 동호회에 가입을 했다. 그리고 게시판을 뒤적이던 나는 유난히 관심을 끄는 페이지를 찾게 되었다. 다름 아닌 “튜닝”게시판이다. 이전까지 튜닝이라 하면 머플러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음을 몰고다니는 어리석은 행동으로 생각했었다. 고작 이동수단인 차에 돈을 들이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이 무언가에 집중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고 자동차 튜닝에 빠지는 사람들은 왜 그런 지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건 “해 보지 않고서는 말을 말자”라는 생활신조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그 다음부터는 무작정 인터넷 검색창에 “튜닝”을 치고 하나 둘 자료를 읽어나갔고 내 차종인 아반테 그리고 투스카니 동호회에 올라오는 수 많은 튜닝 스토리를 보면서 지식을 쌓아갔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시행착오가 있는 법이고 나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사진을 시작할 때 겪었던 실수를 또 한 번 반복하게 되었다. 사진이나 자동차나 공통적인 것을 꼽으라면 외양에 대한 투자와 중복투자다. 외양에 대한 투자는 사실 투자라고 하기도 뭐한 퍼포먼스와는 전혀 관계없는 부분이고 중복투자는 자신의 능력이나 소질에 맞지 않는 장비를 여러 번 교체하는 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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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기사에 비교적 재밌는 내용이 실렸다. 따지고 들자면 현대 홍보기사지만 일반인 입장에서 특히 해당 차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나름대로 흥미를 돋우는 부분이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반테 2.0이라는 이방인(?)인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같은 배기량이면 NF를 사는 것이 낫지 않냐라는 말을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들었다. 무엇보다 아반테와 소나타라는 차원이 다른(?) 차종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도 한 몫하고 있는 셈이다.

아반테 2.0의 경우 풀옵션이다. 이 정도 옵션을 소나타급에서 찾으려면 소나타 2.0으로는 어림도 없고 F24정도는 올라가야 한다. 옵션도 옵션이지만 차 자체의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배기량이 아반테는 2.0정도가 소나타는 2.4 그랜져는 3.3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고 실제로도 이 정도 배기량은 되어야 운전하는 맛이 난다.

내 경우는 지극히 실리를 따지는 입장이었고 실제 운전을 하면서도 아쉬운 점이 전혀 없다. 물론 남들의 시선이라는 면에서는 소나타에 비해 아반테가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소나타 2.0을 사서 이래저래 맘 고생하느니 남들 시선 개의치 않고 내 원하는 대로 죽죽 나가주는 아반테 2.0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다.

요즘은 수입차의 가격도 어느 정도 떨어져서 국산 승용차를 가지고 소위 '과시'를 하기는 어려운 시절이다. 특히나 내가 근무하는 대치동에서는 왠만한 수입차는 눈길도 가지 않으니 말이다. 과시를 위해 차를 사는 것처럼 한심한 일도 없다. 그렇게 과시를 한다해서 보는 사람들이 모두 고운 시선을 바라보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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