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 어머니께서는 "남을 돕는 인생이 아닌 한 다 고만고만한 것"이라고 하신 적이 있다. 우리네 삶이라는 것이 하루하루 숨가쁘게 돌아가는 일상인 듯 하지만 실상 들여다보면 사실 큰 차이는 없다. 직장 생활이라는 것도 어찌 보면 자아실현이나 그 이상의 무엇을 얻기보다는 피곤을 감내하고 경제적인 수입을 얻기 위해 마지 못해 이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게 바쁜 일상의 끝은 결국 허탈함만이 크게 남는다. 지금 나는 어디로 가고 있고 내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과연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보람있는 삶인지 쉽게 말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것 같다.

남을 도우며 살 수 있는 삶. 나 역시 그런 삶을 살아보고 싶다. 그런 마음에 이런저런 사회봉사단체들에 일할 만한 곳들이 있는지 돌아보니 역시 쉽지는 않아 보인다. 사회복지사 경력에 영어 시험에 논술 시험에... 제법 까다로운 이력서 양식에 금세 주눅이 들어 버린다. 봉사라는 것도 마음만 가지고는 안 되는 것인가..싶기도 하다. 물론 직장에 다니면서 틈틈히 시간을 내어 다른 이들을 도우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단체 혹은 조직 안에서 일해보고자 할 경우에는 생각보다 제한이 많았다.

남을 도우며 살기로 마음을 먹은 이상 월급이나 부수적인 개인 사생활 같은 것들은 이미 상당히 포기하는 것임에도 애초의 진입 장벽이 이리 높아서야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라도 '글쎄'라고 생각을 고쳐먹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모두가 그런 것은 물론 아니지만 몇몇 악덕(?) 봉사단체들은 봉사라는 명목으로 직원들의 기본적인 생활 환경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소식도 접해들으니 참 이래저래 난감한 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의료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전문적인 기술이 없다보니 당장 짐을 정리해서 아프리카로 날아간다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의욕과 의지는 넘치는데 막상 일을 해 보려니 부딪히는 것들이 이리 많아서야...

혹 이 글을 보시는 자원봉사단체나 다른 이를 돕는 일을 하시는 분이 계시면 연락 주세요.
사진 찍는 일, 책 만드는 일, 운전 가능하고 짐도 잘 나릅니다.


이렇게 적어두어야 하나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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