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은 예전에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 올라가곤 했었는데 둘레길은 걸어본 적이 없어 이번에 전체 코스를 완주해보자 생각했습니다. 둘레길은 전체 길이가 71.8km에 이르고 전체 21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일주일에 한 구간씩만 생각해도 5개월이 걸리는 대장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짧은 구간은 하루에 여러 구간을 갈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걷는다는 의미가 많이 퇴색되겠죠. 

1구간은 소나무숲길이라 불리는데 국립공원측에서 밝히는 자료에 의하면 3.1km에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난이도는 낮은 편에 속합니다. 소요시간은 어르신들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1km를 30분에 가는 것으로 정한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 걸은 구간은 1,2구간인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1구간 소나무숲길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북한산둘레길을 1구간부터 가보고 싶으신 분은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3번 출구(2012년 5월 8일 현재 공사중이라 4번으로 나가셔서 돌아가시면 됩니다)로 나간 다음 120번이나 153번을 타고 종점까지 가시면 됩니다. 종점에서 아래로 조금 내려오면 왼쪽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이는데 둘레길이라고 표지판이 크게 있는 것이 아니니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간 길을 트래킹한 지도인데요. 맨위에 삼양교통이라고 보이는 곳에서 조금 내려와 왼쪽으로 가면 됩니다. 이렇게 가면 실제 거리는 3.1km보다 더 됩니다. 2구간 출발점까지 하면 대략 4km정도가 된다고 여유있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길을 가보도록 할까요.

둘레길로 가는 그리고 둘레길을 걷는 동안 가장 많이 보게될 이정표입니다. 둘레길 자체가 거주지를 관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간에 이정표는 필수입니다. 거주지를 지나간다는 것이 둘레길이라는 이름에 비춰 일관성이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이니 그 나름의 특색이 아닐까 합니다.

본격적으로 둘레길에 접어들기 전 지나가는 길인데 이길도 제법 괜찮습니다. 길을 따라 죽 걸어가면 됩니다. 직접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표시목들이 워낙 많아 길을 잃을 염려는 없습니다. 물론 간혹 헷갈리는 길도 있기는 합니다. 

표시목이 나왔네요. 앞으로 자주 등장하는 요긴한 안내판입니다. 나무에 가능한 손상을 주지 않도록 잘 매달아두고 있습니다. 이제 둘레길의 시작이지만 1,2 구간을 다녀온 후 드는 생각은 제법 투자를 많이 했다는 것입니다. 단지 비용의 투자만이 아니라 생각을 하고 길을 만들었다는 것이죠. 물론 이 부분은 남아있는 19구간이 모두 완결되면 다시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조금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산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도 듭니다. 중간중간 민가(?)가 불쑥 나와서 분위기가 바뀌기도 합니다만... 

길을 걷는다는 것처럼 자기 자신과 솔직하게 마주치는 순간도 없지 싶습니다. 물론 우리는 매일매일 걷고는 있지만 그 걸음걸음 자체가 목적이 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걷기 위해 걸어본 적이 얼마나 되시는지요?

여기서부터가 북한산둘레길의 시작입니다. 처음 출발지에서 제법 오래 걷습니다. 주변에는 주택가가 있고 상점은 보이지 않으니 음료수나 기타 준비물은 미리 챙기시면 좋겠습니다. 이제 이곳을 통과하면 21구간의 긴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죠. 

1구간 소나무숲길은 무난한 길입니다. 특별히 험하거나 그렇지도 않고 특별히 화려하거나 그런 느낌도 들지 않는 조금은 무채색의 느낌을 주는 길이랄까요. 앞으로 걸어가야 할 여러 길들을 위한 준비운동을 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 합니다. 

대부분의 길은 흙으로 되어 있습니다. 경사가 심하진 않지만 미끄러질 수도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등산장비는 크게 필요없어 보이지만 등산화는 신는 것이 좋습니다. 햇살이 제법 내리 쬐니 모자와 수건 정도 준비하면 되겠습니다. 등산스틱은 어떠냐..이건 좀 생각을 해봐야겠는데 1구간에서는 크게 필요치는 않아보입니다. 그러나 무릎이 좋지 않은 분이라면 휴대하시길 권합니다.

위 사진의 오른쪽에 보이는 돌(?)은 등산을 자주 하시는 분들은 익숙하실텐데요. 중간에 보면 현위치번호가 보입니다. 구간을 진행할 수록 이 숫자가 늘어나게 되지요. 혹 걷기 중에 어려움이 생기면 적혀 있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하면 됩니다. 사진으로 한장 찍어두면 요긴하겠네요.

인원수를 세는 게이트를 통과해 쭉 뻗은 길을 천천히 걸으면 됩니다. 5월의 화사함이 그대로 묻어 나는 그런 차분한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 이곳 1구간입니다. 아무래도 평일이다보니 사람의 왕래가 적어 조용한 속에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면서 걸을 수 있었습니다.

조금 걷다보면 등장하는 이것! 국립공원측에서 둘레길 걷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일종의 실적제(?)를 도입한 것인데요. 21구간의 곳곳에 있는 포토포인트에서 인증샷을 찍어 오면 나중에 선물을 주는 이벤트입니다. 선착순인지라 선물이 남아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안내소에서 받을 수 있는 이 책자인데(직원분 말씀으로는 이제 얼마 안 남았다고 합니다.) 위의 포토포인트에서 인증샷을 찍어 가면 안내소에서 확인 도장을 찍어 줍니다. 직원분들이 사진을 꼼꼼하게 확인하더군요. 본인이 맞는지 정확한 장소를 방문했는지 확인합니다.

1구간 소나무숲길은 처음부터 끝나는 지점까지 이런 길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편안한 느낌으로 천천히 주변의 경치를 보면서 걸으면 되는 그런 길입니다. 

거리만 생각하면 2구간보다 길지만 실제로 이동하는 시간은 2구간보다 적게 걸립니다. 대신 버스정류장에서 1구간 출발점으로 가는 시간이 조금 되니 전체적으로는 비슷하겠네요. 이후 포스팅에서 2구간을 보시겠지만 1구간은 전체적으로 수월한 길입니다. '여기가 둘레길이구나..' 생각하며 여기저기 둘러보다보면 벌써 구간종료점에 다다르게 됩니다. 

둘레길을 어느 계절에 가는 것이 좋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입하가 막 지난 시점에 시작한 장정인지라 한여름에 마무리가 될 것 같은데.. 아마 겨울에 같은 코스를 한 번 더 오지 않을까..싶습니다. 그때는 또 다른 느낌으로 이 산과 길을 만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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