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말 오후. 삶에 대한 부담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 순간처럼 여유로울 때는 없을 것 같다.
삶은 언제나 인간이라는 존재를 끊임없이 움직이도록 재촉하기 때문에 그 재촉에 하루하루 정신없이
지내다보면 그것이 마치 스스로의 삶의 전체인양 인식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럴 때는 주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당장 고개만 조금 숙여봐도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 것같은
어떤 존재가 나를 지켜보고 있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삶을 스스로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문득 자신의 일상을 돌아봤을 때 자신의 삶이 스스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수동태처럼 여겨진다면
그때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는 것이 낫다.
2001년 호수공원에서, Sony F505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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