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경우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여러 번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금의 미니홈피는 3번 째인데..이런 말하기 우습지만 여자친구와 커플 홈피였었는데 헤어진 후 탈퇴를 했었고 지난 번에 만들었던 미니홈피는 너무 내 속내를 거침없이 적다가 메일 한 통을 받고 지웠었다. (이 이야기는 블로그에 적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아무튼 이번에 새로 재가동(?)을 시작한 곳은 이곳이다. 이곳 블로그와 같은 주소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 블로그를 만들 때부터 lifelog라는 단어가 제법 와 닿았었는데, 당연히 누군가 사용 중이어서 인터넷의 'i'를 하나 붙여서 만든 것이 이 블로그고.. 싸이 역시 그 주소를 그대로 따랐다.




싸이월드의 장점은 역시 개인화에 있다. 물론 블로그도 충분히 개인화를 추구할 수 있지만 블로그의 경우는 좀 더 대중적이고 공개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어찌 보면 개인의 공간임에도 그 표현의 한계가 보이지 않게 존재한다고 할 수 있겠다.

반면 미니홈피는 블로그에 비하면 상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돈(도토리)이 든다는 단점은 있다. 난 싸이의 블로그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미니홈피가 주는 그런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의 특성이 거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무튼 방문자는 거의 없는 미니홈피기는 하지만 혼자 주저리 주저리 떠들어 대기에 아주 적당한 장소이고 요즘의 국민 메신저라고도 할 수 있는 네이트온과의 연동도 생각하면 블로그와 별도로 운영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는 생각이다.

어쨌거나 그래도 다시 시작하는 마당이니 좀 꾸며본다고 하다가 다람쥐도 아닌 내가 도토리를 몇 개나 주워 먹었는지 모르겠다. 싸이월드가 장사를 잘 하기는 확실히 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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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이 일상 생활이 되면서 사람들 간의 관계도 많이 달라졌다. 한편에서 보면 온라인을 통해 좀 더 많은 그리고 적극적인 인간관계가 가능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만 보면 오히려 이전의 아나로그 시대보다 더 각박해진 면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같다. 아나로그 시대에는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일단 해결을 하려면 만나야 했었으니 서로간에 해묵은 감정이나 좋은 감정들도 그 자리에서 어떻게든 풀어나갈 수 있었다. 즉 오해를 만들만한 소지는 그만큼 적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온라인 시대 특히 요즘같이 메신저나 블로그가 일상화된 시대에는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만 그만큼 사람을 잊기도 쉬워졌다. 얼굴을 마주하고 무언가를 논의하기보다는 메신저 상에 보이는 감정이 실리지 않은 평면 문자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해야 하고 익명성을 기반으로한 게시판의 글들은 아예 상대방의 인격을 배제하고 들어가기도 한다.

디지털 시대의 인간관계는 즉흥적이고 또 일방적이다. 누군가와 좋지 못한 일이 있었다 싶으면 메신저에서 삭제해버리고 차단해버린다. 그러면 그 사람과의 관계는 정리가 된다. 애초부터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한 적이 별로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오늘날의 우리네의 모습은 메신저에 보이는 이모티콘으로 대체되어 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상대방이 나를 차단해버린 줄도 모른다. 행여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나 역시 그 사람의 아이디를 내 메신저에서 지워버리며 그만이다.

만나서 할 이야기도 이렇게 메신저나 이메일이 대체해버리고 미니홈피나 블로그가 또 다른 자아가 되어버린 세상이다 보니 과연 인간성이라는 것을 언급할 가치조차 있을까 싶기도 하다. 차라리 주먹다짐을 하더라도 오해를 풀고 '관계'를 잃지 않는 것이 더 나은 것이 아닐까? 아니면 그냥 오해를 해소할 여지도 없이 차단을 해버리는 것이 나은 것일까?

온라인의 장점은 분명 상당히 크고 대단하지만 그 부작용 역시 만만치가 않다. 이러다가 미래의 인간의 모습은 긴 손가락과 큰 눈만 가진 괴물이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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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시간을 지배한다’는 카피 문구처럼 어딘가에 남아있는 펜의 흔적은 내 의도를 떠나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도 기쁨을 줄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을 아무런 여과도 없이 남겨둔 채 나조차도 그 기억이 사라져 버린 사이 누군가 그 기록을 보고 상처를 받는다면? 요즘처럼 개인화된 블로그나 미니홈피가 일상화된 시대에는 이런 일들이 벌어질 가능성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일기장에 어머니에 대한 불만을 적어두었는데 우연히 방 청소를 하시던 어머니가 그 일기장을 열어보고 상심하셨다는 것과는 성격이 다른 문제다. 웹이라는 공간은 기본적으로 공개를 기반으로 한다. 개인적인 상념은 상념으로 그치거나 일기장에 적어 두면 될 일인데 이것을 굳이 네트워크 상에 올려둘 필요가 있을까. 그나마 익명성을 기반으로 하는 공간이라면 문제가 덜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있는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여과없는 감상을 적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내 공간을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미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조차 애매한 요즘 오히려 부정적인 여파는 온라인이 더 크지 않을까? 오프라인에서는 out of sight, out of mind가 설득력을 얻을지 몰라도 시간과 공간 자체를 무너뜨리는 온라인에서는 1년 전의 메모 하나에 혹은 10년 전의 메모 하나에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온라인에서 글쓰기는 신중해야 한다. 글을 적기가 그 어느 곳보다 쉽고 수정도 쉽고 하다못해 지우기도 참 편한 공간이지만 아주 짧은 순간이라도 누군가에게 지우기 어려운 상처를 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은 인터넷아카이브에서 이미 사라진 홈페이지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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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사진을 올리는 일들이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예전에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공개한다는 것이 참 어색한 일 중의 하나였습니다. 홈페이지를 만든다는 것조차 부담스러웠으니 말이죠.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블로그나 미니홈피가 조금이라도 더 노출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네티즌들의 생각이니 세상이 변하기도 많이 변했습니다.

블로그는 사실 혼자놀기의 결정체가 아닌가 합니다. 물론 팀블로그와 같은 공동작업형 블로그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블로그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가거나 사진을 정리하는 공간으로 사용되는 것이 보통이죠. 대부분의 블로거들이 이런 생각으로 블로그를 만들지만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도 조회수가 시원찮은 것을 보면 답답해지는 것이 또 사실입니다.

그저 내 생각을 적어 나가는 공간이라면 굳이 남들이 들어와보고 댓글을 남기는 것에 미련을 둘 필요가 없음에도 왠지 썰렁하기만 한 블로그를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인기는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IT분야의 기사로 시작한 제 블로그도 처음에는 꽤나 북적였지만 요즘은 한산한 편인데 그것이 아쉽다기보다는 차라리 속편하다는 생각입니다. 이전에는 글을 써도 어느 정도 공적인 입장을 견지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그런 구속아닌 구속으로부터 자유롭게 제 생각을 써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것이 본래의 블로그의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문제는 막상 이런 여건이 되고 나니 블로그에 별로 글을 올리지 않는다는 점이 안타까운 부분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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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조회수와 관련한 논쟁이 많아졌다. 하지만 많이들 알고 있는 것처럼 조회수 즉 순위에 네티즌들이 민감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구태여 민족의 특성을 언급하기는 뭐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순위'라는 것에 꽤나 민감한 편이다. 그리고 이런 성향은 세계에서 유례없이 스타 크래프트가 대성공을 거두게 된 원동력이기도 하다.


지금도 인터넷 자료실을 뒤져 보면 싸이월드 조회수 올리는 프로그램이 있다. 미니홈피나 블로그의 조회수가 많아졌다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사실 자기만족 이외에 다른 무엇이 있는 것은 아닌 것같다. 그럼에도 이 '클릭'에 너도나도 열을 올리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올블로그 후드티를 받기 위해서라면 사실 할 말은 없지만...)

내 생각으로는 일종의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한다. 입력이 있으면 그에 합당한 출력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정성을 기울여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만들고 글을 올렸는데 하루종일 조회수가 한 자리를 넘지 못하면 실망하기 마련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글이 싸이의 투멤이 되거나 올블 추천글에 올라 트래픽이 마비될 정도의 조회수를 보이면 그것에 자극을 받는 것이다. 한편으로 보면 요즘 네티즌들에게 '놀 거리'가 그만큼 없어졌다는 의미도 되겠다.


물론 최근의 조회수 올리기 백태를 보면 정도를 넘어선 것들도 종종 보이지만 일련의 과정의 하나라는 생각이다. 블로고스피어라는 곳도 아직은 정착된 모습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사실 인터넷이 본격화된 지 이제 10년이 조금 넘었을 뿐이다. 하나의 문화가 정착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술의 진보보다는 확실히 느린 것이다.


요즘의 모습들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다. 왜 항상 내가 살아가는 시기는 '과도기'인가라고 되물을 필요도 없다. 그저 흘러가는 모양대로 그 흐름에 따라 같이 흘러가는 것이 최선이다. 인터넷 문화에 관한 한 자가정화 이외에는 사실상 뚜렷한 답도 안 보이기 때문이다.


가끔 이야기하지만 한국에서 사업에 성공하려면 순위가 나오게 하고 그 순위에 따라 아이콘을 달아주는 것은 필수다. 통계 사이트에 이름을 올려준다면 성공 확률은 훨씬 올라간다. 내실보다는 겉모양에 아직은 연연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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