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헤드램프는 새벽 산행이나 야간 산행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지만 항상 배낭 구석에 넣어두면 요긴하게 사용되는 장비 중의 하나다. 여름을 제외한 계절에는 해가 일찍 지게 되는데 산의 경우는 그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 금방 어두워지게 된다. 사람이 느끼는 여러 공포 중에 어둠에 대한 공포는 상상을 초월하는데 이 작은 헤드램프의 위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헤드램프를 다루는 업체는 제법 많지만 보통 페츨이나 블랙다이아몬드, 마무트 등에서 출시된 제품을 주로 사용한다. 지금 소개하는 장비는 블랙다이아몬드의 뉴스팟 헤드램프다. 


이 제품은 맨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5개의 LED로 구성되어 있는데 중앙 부분의 큰 LED(트리플파워)가 90루멘의 밝기를 내는 메인 LED이고 양쪽으로 한쌍씩 흰색과 적색의 LED로 구성되어 있다. 메인 LED의 90루멘은 바로 위의 그림에서 보듯 약 70미터 전방까지 밝혀주는 밝기로 중앙으로 상당히 강한 빛을 모아 주기 때문에 진행하는 방향의 지형이나 경로를 파악하기 쉽게 해 준다. 


중앙에 크게 보이는 것이 트리플파워로 이루어진 메인 LED이고 좌우로 2개씩 있는 싱글파워 LED는 윗부분이 백색 아랫부분이 적색으로 구성되어 있다. 적색 LED는 각종 경고용으로 백색 LED는 근접 거리에서 빛을 밝히는데 사용하면 된다. 전체적인 만듦새는 단단한 편인데 생활방수는 기대하기 어려워보이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모든 조작은 상단의 큰 고무버튼으로 하면 되는데 누르는 시간과 횟수에 따라 각각 전용의 모드가 있다. 버튼 하나로 모든 제어를 하는 방식은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버튼은 돌출부가 넓고 누르기 쉬운 편이다. 다만 겨울용 장갑을 끼고는 약간 어려운 편인데 맨손이라면 버튼이 눌렸을 때 딸깍하는 느낌을 바로 받을 수 있지만 두꺼운 장갑을 낀 상태에서는 그 느낌을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인데 버튼의 접점을 좀 더 위로 올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 작동을 시키면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좌측부분에 위치란 LED가 점멸을 하게 되는 데 이때의 색깔로 배터리의 남은 양을 파악할 수 있다. 제조사 설명으로는 메인 LED를 작동했을 때 50시간을 버틴다고 하지만 아마도 그 상황은 상온에서 방금 뜯은 배터리를 이용할 때일테고 실제로는 그보다 짧다는 점, 특히 겨울에는 배터리 소모가 상당히 빠르다는 점을 생각하면 예비 배터리(AAA사이즈)는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밴드 부분은 상당히 부드러운 스판 재질이어서 맨살에 대도 큰 부담이 없다. 하지만 땀이 배면 아무래도 좋을 것은 없으니 가능하면 모자 위에 쓰는 것이 좋다. 무게가 90그램으로 워낙 가벼워서 밴드를 약간 조이지 않으면 거의 느낌이 없을 정도다. 물론 배터리를 모두 채우면 약간 묵직한 느낌은 들지만 그렇다고 머리에 부담이 갈 정도는 아니다. 


헤드 부분은 이렇게 아래로 딱딱 끊어지는 방식으로 조절할 수 있는데 직각으로 내릴 수도 있다. 헤드램프를 작동한 다음에는 가능하면 아래로 내리고 이동하는 것이 혹시 마주칠 수도 있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다. 특히나 이 정도로 밝은 헤드램프는 순간적으로 상대방의 눈을 안 보이게 알 수도 있으니 주의해서 이용해야 한다. 물론 이 제품의 밝기가 굉장히 밝은 편은 아니긴 해도 말이다.


배터리는 이렇게 본체를 분리한 다음에 넣게 되는데 본체를 연결한 플라스틱 재질의 고정 장치가 조금 불안불안하다. 그리고 본체를 분리하면 상당히 힘없이 두개로 나뉘어 덜렁덜렁하기 때문에 배터리를 갈아 끼울 때는 평평한 곳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 원가 절감 측면인지는 모르겠지만 헤드램프 자체의 가격이 만만치 않은데 이렇게 처리되어 있는 부분은 영 아쉬운 부분이다. 배터리는 넣을 때 딱 고정되는 느낌이 들지 않으니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스팟의 간단한 조작법이다. 위에서부터 메인램프, 흐린 밝기, 연속발광, 적색 발광 순으로 버튼을 누르는 시간이나 횟수에 따라 변경됨을 알 수 있다. 버튼 하나로 여러 가지 모드의 조작이 가능한 점은 꽤 편리한 방식이지 싶다. 헤드램프를 장만할 때 그냥 메인 LED 하나만 있는 것은 배터리 관리도 쉽지 않고 밝기가 고정되어 있어 여러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능하면 몇 가지 모드가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산에 가는데 뭐 대단한 장비를 가져 가냐고 할 수도 있지만 자연 앞에서는 최대한 겸손하게 다가서야 한다. 특히나 언제 어떻게 기상여건이 바뀔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는 곳이 산이기 때문에 헤드램프는 사용을 하건 안 하건 항상 배낭 한 구석에 넣고 다녀야할 필수품 중의 하나다. 옷을 사는 데 비용을 투자하는 것에는 인색하지 않으면서 이런 필수 장비에 생각보다 무관심한 분들이 많은데 정 내키지 않는다면 작은 플래시라도 항상 휴대하도록 하자. 가져가서 사용하지 않고 들고 오는 것이 낫지 가져가지 않아 고생하는 것처럼 위험한 일도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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