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새로 생긴 습관이 있다. 바로 달리기다. 본격적으로 몸을 만든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운동은 꾸준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집 근처의 트랙을 달리기 시작했다.

트랙은 400미터 타원형인데 처음 달리기 시작한 곳에서 한 바퀴를 돌면 애초의 자리로 돌아온다. 문득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올 것인데 무슨 이유로 이 반복적인 달리기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같은 트랙이라고 해도 한발한발 내딛는 순간순간은 전혀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뜻 보기에는 같은 자리에서 출발해 결국은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것 같지만 매 순간순간이 나에게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순간인 셈이다.

이제까지는 나는 반복적인 일상에 회의를 느끼곤 했다. 하지만 그 반복적인 일상이라고 느껴지는 것들이 사실은 전혀 다른 시간의 연속이라는 것을 이제사 깨달은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단 1초를 살아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돌아온 시간은 결코 다시 돌아올 수 없기에..

Contax Aria, Distagon 35mm f/2.8, Ilford XP2,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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