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며

요즘 블로그에 대한 논의가 제법 활발하고 얼마 전에도 블로그의 의미에 대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예전에 제가 썼던 글 중에 블로그를 하나의 권력으로 묘사한 글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2006년 9월에 작성한 글이니 거의 2년이 되어 가는 글인데 당시 저는 블로그에 대해 대안 미디어로서의 의미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기성 언론과 어깨를 겨룰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습니다. 당시와 지금의 블로그의 입지는 제법 많이 변했습니다. 하지만 2년 전에 지적한 콘텐츠의 객관성과 여론 주도적 기능은 당시에 비해 파격적으로 업그레이드 됐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편에 걸쳐서 살펴보게 될 이 포스팅은 2년전 작성한 글에 이은 속편 격으로 우선 이번 글에서는 블로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합니다.

2. 블로거는 아무나 될 수 있다

블로그를 쓰는 사람을 블로거라고 한다. Web과 Log가 합쳐진 이 신조어는 이제는 당당한 고유 명사로 자리잡고 있는데 예전에 홈페이지를 운영하던 사람을 부르던 말이 딱히 없었던 것에 비하면 블로거라는 단어가 생긴 것만으로도 블로그의 위상을 짐작하게 해 준다. 블로거가 되는 것은 정말 쉽다. 자기가 가입해 있는 포털에서 공짜로 만들어준다. 포털에 종속되는 것 같은 느낌이 싫으면 텍스트큐브와 같은 설치형 블로그를 선택하면 된다.

요즘에는 인터넷 서점에서도 블로그를 만들어주니 이도 저도 싫으면 서점에 블로그를 만들 수도 있다. 즉 블로거란 뭔가 특별한 존재가 아닌 우리 자신인 셈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전 세계의 모든 인류가 잠재적인 블로거다. 적어도 포털에서 제공하는 이메일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언제고 블로그 설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3. 그렇다면 왜 블로그를 만드는가?

블로그의 목적에 대해서는 과거와 지금의 논의의 기본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적어나가는 공간일 수도 있고, 다른 이들에게 자신을 알리고자 하는 공간일 수도 있다. 특히나 요즘에는 부가적인 수익을 만들어내는 수익 창출 공간으로까지 그 의미가 확대되고 있는데 이 수익에 대해서는 이후에 자세하게 검토할 예정이다. 아무튼 한번쯤 블로그를 만들 것을 고민하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외눈박이 원숭이들이 사는 섬에서 외톨이가 되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가장 크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즉 “남들이 다하는 데 나만 안 할 수는 없지 않느냐”인 것이다. 어떤 특별한 목적이 있어 블로그를 만든다기 보다는 요즘 세상에서 블로그 하나 없는 “왕따”가 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싸이월드나 네이버, 다음 등의 블로그 생성자 대비 활동자 수를 비교한 자료가 있다면 어느 정도 검증을 해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의 특성상 만들어 놓고 몇 년을 글 하나도 올리지 않는다고 해서 무슨 불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단 만들어 놓고 보자는 심리도 제법 있을 것이다.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는 블로거들이 생각하는 그리고 내가 예전에 생각했던 것처럼 블로그가 하나의 가치체계나 1인 미디어로서 혹은 여론형성을 하는 주도적인 위치에 서기에는 실질적인 활동 인구가 적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4. 내 글이 여론을 주도한다?

블로그의 1인 미디어로서의 기능에 대해서 나 역시 제법 낙관적인 전망을 한 적이 있는데 실제 현실을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얼마 전 아고라에서 볼 수 있었던 예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것이 아닐까? 대다수의 국민의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기성 언론조차도 수 많은 기사들을 내보내지만 그 중에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웹 상에 올린 포스팅만으로 국민의 의사를 결정하고 리딩해나간다는 것은 아직은 시기상조다. 무엇보다 그럴 여건이 아직 안 되었는데 기술적인 발달이 좀 더 이루어지면 이 상황은 충분히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현재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홈네트워킹을 통해 인터넷의 사용이 PC에서만이 아닌 일상 자체로 확대되면 주방에서 요리를 하다가도 포스팅을 할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현재는 블로그를 사용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한 공간 즉 블로고스피어 내부에서의 여론 형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데는 동의한다. 이미 파워블로거로 손 꼽히는 블로거들의 글은 동일 관심 집단 혹은 근접 집단에 의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5. 블로그의 진화는 블로거에 의해서

따라서 블로그가 혹은 블로거가 전반적인 사회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선 기술적인 뒷받침이 되어야 하는데 요즘 휴대폰의 발달은 그것을 좀 더 앞당길 수 있는 하나의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여기서 한 가지 엉뚱한 상상을 한다면 블로그라는 존재가 만약 기성 권력에 의해서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여겨질 경우 기술의 발달은 조금 늦어질 여지도 있다. 이번 아고라 파동에 이은 광고주 불매 운동, 촛불집회 등에 대해 결국 포털이 권력의 힘에 의해 제지를 받았던 것은 비근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권력자들은 일반 국민에게서 자신들의 권력이 위협받는다는 사실을 거북해한다. 예전에는 웹 상에서 네티즌들이 뭐라 하건 별 신경을 안 썼지만 서서히 그 여파가 권력의 치부를 드러내는 모양에까지 이르자 서둘러 제재를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최근의 블로그는 한 단계 진화하는 양상을 보인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최근의 블로그와 블로거들의 변화의 양상은 워낙 가파른 모양을 하고 있어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하기란 쉽지가 않다. 하지만 궁극적인 블로그의 진보 형태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오프라인의 자신의 인격을 대변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되면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문제들의 상당 부분이 자연스럽게 해소가 될 것이고 블로그에 사용하는 아이디가 그 사람의 인격 그 자체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블로그를 폐쇄하는 온라인 자살(지금 이 시간에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을 통해 또 다른 인격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점은 새로운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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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적어 나갈 글

(2) 메타 블로그,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

(3) 위협받는 블로그의 정체성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과거의 지인을 다시 찾기란 쉽지 않았다. 러브레터의 마지막 장면 같은 우연을 기대하기란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지 싶다. 그러던 것이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지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한때 상당히 유행했던 아이러브스쿨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는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헤어진 친구나 옛 연인을 다시 찾는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못 잊는 첫사랑을 만나 감격에 젖은 나머지 불륜의 시초가 되었던 웃지 못할 기억도 있다.

특히나 요즘처럼 개인화된 공간(블로그, 미니홈피)이 아주 보편적인 것이 된 때에는 'A'군 이라는 이니셜만 가지고도 그 사람이 누군지 금방 찾아내고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의 행적(?)이 파헤쳐질 정도니 하루하루의 행동거지와 글쓰기에 신중하지 않으면 세상살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정치판에 뛰어들 꿈을 꾸는 인재라면 어려서부터 개인 블로그를 꾸리고 유명 블로거가 되지 않으면 네티즌들의 표를 얻기는 어려울 것은 물론이고 어설펐던 포스팅으로 인해 뒤통수를 맞을 각오도 해야 한다.

기술 발달의 고도화될수록 개개인의 존재는 점점 더 모래알이 되어 가지만 그 모래알 하나하나가 너무도 뚜렷한 테두리를 가지고 있어 어디서든 쉽게 구별될 수 있다. 극도로 고립화된 개인들이 네트워크라는 매개체를 통해 대면접촉이 아닌 대키보드접촉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 연계는 시간은 물론 공간도 초월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이어진 고립자들은 더 이상 은둔자가 아닌 오피니언리더가 되고 있는 것이 요즘 우리 사회의 모습이기도 하니 말이다.

네트워크의 최종적인 집결지는 어디일까? 아직까지 거대 자본이 만들어 놓은 공간에 터를 마련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 네티즌들의 모습이지만 언젠가는 인터넷 자본가들로부터 독립적인 그들만의 거점을 확보할 것이고 신분의 차이가 없이 모두가 다 평등한 하나의 아이디로 존재하는 그 속에서 어떤 혁명적인 사건이 일어날지 지금으로서는 예상조차 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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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랜만에 들어간 올블에서는 블로그 그리고 블로거에 대한 논의가 꽤나 활발한 모습이다. 특히 블로그에 들어가는 광고와 불펌에 대한 논의는 예전에 비해 좀 더 수위가 높아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광고 문제는 애초에 블로그라는 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보면 딱히 뭐라고 할 것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웹 서핑 중에 볼만한 글이 있어 해당 블로그를 방문했는 데 광고가 많아 기분이 나빴다 해도 그건 방문자가 느끼는 개인적인 감정일 뿐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애드센스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내 기준에서는 다소 비관적이지만 그래도 그 부분은 어디까지나 블로그 개설자의 의지이지 방문자가 뭐라고 할 것은 아니지 않나 싶다. 음식이 맛있는 식당을 방문했는 데 인테리어가 마음에 안 든다고 바꿔달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불펌의 문제는 광고와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지만 순위에 집착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실 저작권이니 온라인 상의 예의니 하는 말들이 먹히지 않는다. 오죽하면 싸이월드 조회수 올리기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자신의 블로그 혹은 미니홈피가 높은 조회수를 올리는 것이 또 무슨 의미일까 반문하는 분도 있겠지만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까지 뭐라고 할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조회수를 위해 소위 낚시를 하거나 다른 블로그나 웹페이지의 글을 무단으로 도용하는 것은 분명한 범죄행위다. 초중고를 거치며 우리는 도덕 과목을 배우지만 네티켓에 대해서는 누구도 가리쳐 주지 않았다. 도덕을 배우고 윤리를 배워도 비도덕적인 일이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개념조차 잡히지 않은 인터넷 상의 윤리 문제를 언급하기란 또 쉽지 않다.

"그냥 좋은 글이 있어서 옮겨온 것인데 왜 문제가 되죠?"라고 묻는 이에게 납득할만한 도덕심을 불어 넣기란 쉽지 않은 까닭이다. 해결책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개인의 양심에 맞기기 보다는 강제력을 동원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불펌을 한 사람에게 삼진아웃제와 같은 방법을 적용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다만 보이지 않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누가 누군가에게 강제력을 적용한다는 것이 얼마나 근거가 있는 일인지 그리고 그것에 네티즌들이 얼마나 수긍을 할 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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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조회수와 관련한 논쟁이 많아졌다. 하지만 많이들 알고 있는 것처럼 조회수 즉 순위에 네티즌들이 민감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구태여 민족의 특성을 언급하기는 뭐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순위'라는 것에 꽤나 민감한 편이다. 그리고 이런 성향은 세계에서 유례없이 스타 크래프트가 대성공을 거두게 된 원동력이기도 하다.


지금도 인터넷 자료실을 뒤져 보면 싸이월드 조회수 올리는 프로그램이 있다. 미니홈피나 블로그의 조회수가 많아졌다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사실 자기만족 이외에 다른 무엇이 있는 것은 아닌 것같다. 그럼에도 이 '클릭'에 너도나도 열을 올리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올블로그 후드티를 받기 위해서라면 사실 할 말은 없지만...)

내 생각으로는 일종의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한다. 입력이 있으면 그에 합당한 출력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정성을 기울여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만들고 글을 올렸는데 하루종일 조회수가 한 자리를 넘지 못하면 실망하기 마련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글이 싸이의 투멤이 되거나 올블 추천글에 올라 트래픽이 마비될 정도의 조회수를 보이면 그것에 자극을 받는 것이다. 한편으로 보면 요즘 네티즌들에게 '놀 거리'가 그만큼 없어졌다는 의미도 되겠다.


물론 최근의 조회수 올리기 백태를 보면 정도를 넘어선 것들도 종종 보이지만 일련의 과정의 하나라는 생각이다. 블로고스피어라는 곳도 아직은 정착된 모습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사실 인터넷이 본격화된 지 이제 10년이 조금 넘었을 뿐이다. 하나의 문화가 정착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술의 진보보다는 확실히 느린 것이다.


요즘의 모습들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다. 왜 항상 내가 살아가는 시기는 '과도기'인가라고 되물을 필요도 없다. 그저 흘러가는 모양대로 그 흐름에 따라 같이 흘러가는 것이 최선이다. 인터넷 문화에 관한 한 자가정화 이외에는 사실상 뚜렷한 답도 안 보이기 때문이다.


가끔 이야기하지만 한국에서 사업에 성공하려면 순위가 나오게 하고 그 순위에 따라 아이콘을 달아주는 것은 필수다. 통계 사이트에 이름을 올려준다면 성공 확률은 훨씬 올라간다. 내실보다는 겉모양에 아직은 연연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말이다.


인터넷 대중화에 가장 기여한 것을 꼽으라면 단연 홈페이지다. 이메일 서비스로 사용자를 모았던 초창기 인터넷은 개인용 홈페이지의 등장으로 급속하게 확대되었고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 도메인을 구입하고 웹호스팅을 하는 것이 하나의 유행처럼 여겨지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직접 홈페이지를 만들고 호스팅을 하는 번거로움에 쉽게 지친 네티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인터넷 기업들은 “그렇다면 우리가 만들어주겠다”며 싸이월드나 네이버 블로그, 다음 블로그 등의 공간을 네티즌들에게 마련해 주었다.

이 개인화된 공간은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를 잡았고 현재도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며 하나의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개인용 블로그가 전혀 개인적이지 않다는 데서 발생했다.

싸이월드를 사용하건 네이버 블로그를 사용하건 ‘뭔가 통제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것에 반기를 드는 사용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내 블로그인데 왜 업체 광고가 들어가 있고 업체에서 정한 형식으로밖에 만들 수 없는가?”라는 원초적인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우리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서 쉽게 블로그를 만들 수 있게 해주었는 데 그것도 모자라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네티즌들은 “그건 당신들 생각”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한 때 열광적으로 박수를 아끼지 않던 싸이월드, 네이버, 다음 등의 블로그를 떠나기 시작했다.

이즈음 새롭게 각광을 받은 것이 이글루스와 같은 사용자 지향형의 정통 블로그 형태로 사용자가 상당한 자유로움을 가지고 나만의 공간을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글루스 역시 SK커뮤니케이션즈로 흡수되면서 ‘기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네티즌들의 열망은 높아만 갔다.

그리고 2006년 하반기에 들어선 요즘 네티즌들은 기존의 만들어진 블로그가 아닌 만드는 블로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소위 ‘설치형 블로그’라고 불리는 이 블로그는 과거 홈페이지가 처음 인터넷에 도입되었을 때의 바로 그 모습과 큰 차이가 없다.

설치형 블로그는 번거롭다. 도메인도 구해야 하고 웹호스팅도 해야 한다. 기존의 싸이월드를 쓰면 한 푼 안 들여도 되는데 도메인 비용이니 호스팅 비용이니 매달 지출이 이어지는 부담도 있다. 하지만 이 설치형 블로그는 말 그대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돈이 들어가도 나만의 공간, 내게 필요한 메뉴로 꾸미고 싶다”는 것이 설치형 블로그 마니아들의 주장이다. 네티즌들은 말한다. “업체의 광고도 짜증나고 로고도 보고 싶지 않다”고. 포털들은 이런 낌새를 눈치 채고 자사 링크를 내리기도 하고 네티즌의 자유도를 최대한 보장하는 쪽으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지만 늦어도 한참 늦었다.

이제 네티즌들은 더 이상 거대 포털에 매달리지 않는다
. 자신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뉴스를 만들어간다. 필요한 지식은 서로 나누면 된다. 블로그 간 연대 움직임이나 블로그만을 위한 커뮤니티의 활성화는 이러한 트렌드를 증명하고 있다. 인터넷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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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터툴즈 블로그에 소개가 되기도 했던 원문 글입니다만...주관적인 느낌이 조금 강한 글입니다. 태터툴즈의 경우 개인의 취향에 맞게 블로그를 꾸밀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어느 정도 시스템을 이해해야 본격적인(?) 개인화가 용이하죠. 이건 다른 설치형 블로그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세상이 돌고 돈다는 말처럼 인터넷도 초창기로 돌아가는 모습들이 요즘 여기저기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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