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다는 것은 한편으론 외로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행복한 일이다.

그 사람때문에 밤잠을 설칠 수 있고 가슴이 메어지는 그리움에 고통스럽지만...

그래도 이 세상..이 시간에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 아닐까...

사랑이란 한 없이 어리석은 감정의 소용돌이일 뿐이지만...

열정과 순수를 품은 사랑이야말로 살아가는 동안

반드시 겪어봐야할 감정이 아닐까...

내게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건 그래서

너무나 고마운 일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혼자 살아가겠다고 마음을 먹은 지도 3년이 지나간다. 시간의 흐름이 어찌나 빠른 지 내가 혼자라는 사실조차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 세월이 이렇게 흘러버렸다. 때로는 따스한 손길이 가슴이 시리도록 그립다. 사람의 체온이라는 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이라는 걸 막상 곁에 있을 때는 몰랐다.

그리고 막상 그 빈자리의 흔적조차 옅어질 무렵이 되서야 그 따스함이 그리워진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후회없는 인생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언제고 잡을 수 있는 그런 인생이 아닐까...

데미안의 싱클레어의 독백이 유난히 가슴 속에서 맴돈다. 어차피 인생은 그런 것이니까..

늦은 밤 퇴근길에 지나치는 밤거리는 꽤나 감상을 자아낸다. 원래 감성적인 면이 많은 성격이지만 요즘 들어서는 그 감성에 스스로 취해버리는 것같다. 또 다른 세계로 떠나야할 시간이 다가온 것일까? 감정의 틀을...마음의 벽을 넘어선다는 것은 늘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쉽지가 않다.

Der Vogel kämpft sich aus dem Ei. Das Ei ist die Welt.
Wer geboren werden will, muss eine Welt zerstören.
Der Vogel fliegt zu Gott.
Der Gott heisst Abraxas

Nikon F5, MF 50mm f/1.4, Ilford XP2,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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