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하반기를 뜨겁게 달굴 주요 이슈의 하나로 부각된 TV포털과 IPTV가 생각보다 빨리 시장에서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곰TV가 보여준 ‘선전’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한 것인데요. ‘곰TV와 IPTV가 무슨 관계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조금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재밌는 부분도 있습니다.

공중파를 대체할 미디어에 대한 일반인들의 ‘수요’가 적지 않음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오고 있지만 슬슬 가시화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특히 이번 주 개국한 tvN은 생각보다 큰 파장을 일으킬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노이즈 마케팅이 들어가 있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아무튼 이슈는 이슈죠..

그래텍 측은 지난 추석 연휴 기간인 10월 1일부터 8일까지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87만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에는 하루 평균 곰TV 이용자 수가 70만 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평일 대비 24%가 상승한 수치죠. 특히 무료영화의 경우 하루 평균 30만 명이던 이용자 수가 48만 명으로 급증해 평범한 해마다 ‘뻔한 프로그램’을 방송해 온 방송사들에게 경각심을 울렸습니다.

그래텍 측은 “지난 3일 프로게이머 임요환의 고별 경기로 큰 관심을 모았던 '슈퍼파이트'의 실시간 중계를 관람한 숫자는 25만 명으로 곰TV 서비스 사상 단일 시간 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임요환 고별 경기를 생중계한 매체가 케이블 TV를 비롯해 포털 사이트까지 나선 것을 감안하면 곰TV의 파괴력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의 수에 비해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곰TV가 연휴간 보여 준 이와 같은 선전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특히 현재 서서히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TV포털과 상용화 서비스를 눈앞에 두고 있는 IPTV가 갈 곳 잃은 시청자들을 흡수할 경우 공중파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인들은 곰TV라고 하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KT나 하나로텔레콤은 잘 알고 있다. 최근 하나TV와 메가TV로 경쟁이 시작된 TV포털이 서서히 일반 가정에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고 KT의 IPTV도 그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즉 곰TV의 선전은 한편에서 보면 기존저작물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의 약진이라고 볼 수 있지만 한편에서 보면 이미 관심이 사그라지고 있는 공중파 방송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한 일반 시청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미 기존 공중파 방송의 시청률은 급감하고 있는 상태고 공중파를 대체할만한 능력을 가진 서비스들이 속속 선보이면서 차세대 TV를 둘러싼 업계의 주도권 경쟁은 이미 여러 차례 예고된 것처럼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영상이 2006년 내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그리고 이 분위기는 하반기에는 더욱 치열해져 내년 정도면 동영상 업계가 어느 정도 순위 매김이 되지 않겠냐는 예측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어 하반기 동영상을 둘러 싼 IT업계의 경쟁구도는 이제까지보다 훨씬 과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들의 경쟁의 초점은 동영상 콘텐츠 그중에서도 VOD서비스에 중점적으로 맞춰져 있으며 방송계는 물론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DMB, 케이블 및 위성방송사업자들의 경쟁에 인터넷사업자들까지 가세해 한 치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초고속인터넷 빅3의 TV포털 사업이 본격적으로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들의 서비스가 공통적으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기존에 인터넷을 통해 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사업자라는 거인을 상대하기에는 일단 자본력에서 크게 차이가 나고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에도 자본력만큼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인터넷 기반의 VOD 서비스 업체들은 아직 관련 법규의 정비가 제대로 이루어져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다른 업계에 비해 초기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위안을 얻고 있다. 방송위 관계자도 “신기술을 탑재한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규제의 영역으로 받아들이기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적어도 연말까지는 여유가 생긴 셈이다.

인터넷 VOD는 현재 곰TV로 잘 알려진 그래텍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UTV와 유팸TV라는 막강한 경쟁사들이 아직 본격적인 서비스를 개시하지 않고 있는 사이에 곰플레이어와 아이팝으로 쌓아 온 기반을 굳게 다지고 신규 투자를 유치하면서 세력 굳히기에 들어갔다. 특히 한국형 윈도에 곰플레이어가 탑재되는 점은 그래텍의 입장에서는 잠재적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큰 장점이기도 하다.

이미 국내 동영상 플레이어의 대명사가 된 곰플레이어를 유지보수하는 과정에서 그래텍이 쌓아 온 노하우는 다른 업체들과의 확실한 차별점이 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곰TV는 UCC라는 카드를 던진다. 그리고 이 UCC는 기존의 양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닌 질로 승부하는 세미UCC라는 것이 그래택의 구상이다.

그래택 관계자는 “최근 UCC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인기 있는 몇몇 콘텐츠를 제외하면 재미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라며 “좀 더 흥미와 정보를 줄 수 있는 UCC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고 세미 UCC란 이런 구상에서 나온 한 단계 진화한 형태의 UCC인 셈이다.

즉 콘텐츠가 관건인 동영상 시장에서 이미 방대한 RMC(기존저작물)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 통신사업자나 방송사업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차별적인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며 인터넷과 네티즌이라는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나름대로의 대안을 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유비코드는 통신과의 결합으로 돌파구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유비코드의 UTV는 이런 면에서 그래택의 독자노선과는 축을 달리 한다. 유비코드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SK텔레콤의 HSDPA 서비스로 이미 HSDPA는 휴대폰이라는 단말의 한계를 넘어서 USB 단말 형태로까지 확대되어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또한 HSDPA는 SK텔레콤의 전략적 핵심 사업이므로 이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유비코드 측은 보고 있다.

실시간 방송을 차별화 전략으로 삼고 있는 유비티즌은 스포츠 경기나 뉴스 등 속보성이 강조되는 콘텐츠에 초반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유비티즌의 서비스 모델은 지상파 DMB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현재 지지부진한 지상파 DMB의 사정 여하에 따라 시장 확장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TV를 둘러 싼 IT업계 전반의 경쟁은 이제 단순한 하나의 서비스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을 넘어서 사회 전반을 제어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수단으로까지 커지고 있다. TV의 주도권을 잡는다는 것에 IT업계 전체가 매달려 사운을 걸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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