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정말 내가 어느 사이트에 어떤 아이디로 가입되어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이트들이 있습니다. 내손으로 가입한 곳도 제대로 다 기억이 안나는데다가 개인정보 유출 등의 사건으로 혹시라도 내 정보가 어디선가 악용되고 있을지도 몰라 걱정이 되기도 하죠.

다른 블로그들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지만 지난 24일부터 방통위와 정보보호진흥원이 신용정보 평가기관들의 도움을 받아 본인의 주민등록번호로 가입된 사이트의 조회와 불필요한 가입정보의 삭제를 대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벤트 메인 사이트는 이곳이고요. 행사가 다음달 24일까지니 시간 내서 한 번 해보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일단 이벤트 페이지에 들어가 참가를 하려면 아이핀을 발급받아야 합니다. 아이핀은 기존의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웹상에서 쓰이는 가상 주문번호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가입이 그리 어렵지는 않으니 하나 정도 만들어두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이벤트에 처음 참가하려면 아이핀을 만들어야 합니다. 신규발급을 클릭


다만 아이핀 발급을 위해서 공인인증서가 되는 곳은 한 곳뿐이니 휴대폰 인증을 받으시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위의 4곳 중에서 아무 곳에나 가입하면 됩니다. 그 다음 이벤트에 참가를 하면 아이핀 가입 정보를 입력하라는 창이 뜹니다.


조금 전에 만든 아이핀 정보를 입력해주면 됩니다. 그러면 내 주민등록번호로 가입한 사이트를 조회할 수 있는 창이 열리는데


위 3곳이 가지고 있는 내 주민번호의 사용 상황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각 사별로 가입정보가 겹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데 가입된 사이트 목록을 보시고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곳은 체크를 해서 탈퇴 대행을 신청하면 됩니다. 사이트 목록을 보고 본인이 직접 해당 사이트로 가셔서 탈퇴를 하셔도 되지만 오래된 곳들의 경우 아이디나 비밀번호가 생각이 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대행을 의뢰해도 좋겠죠. 다만 시간은 4주 정도 걸린다네요

신청을 하면 다음날 신청 확인 메일이 도착합니다. 이후 처리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리는 일만 남았네요. 다만 이 이벤트도 약점은 있는데 아래와 같습니다. 결국 완전한 처리는 개인에게 달려있는 셈이죠. 그래도 자신의 주민등록번호가 어디에 등록이 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제법 괜찮은 행사로 보입니다.




며칠 전에는 네이버 베타테스터를 신청했다가 아이디가 공개되더니 이번에는 GS칼텍스에서 정보가 빠져나갔다. 아직 전화만 하고 바로 끊는 스팸성 전화 몇 통만 오고 있지만 이름과 집 주소, 휴대폰 번호와 이메일까지 일치하는 정보가 빠져나갔으니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전부터 LG계열이 정보보안에 대해 허술한 감을 보인 것은 사실인데 GS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보니 뿌리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치 X파일의 한 장면처럼 우리들의 모든 정보가 일정한 장치에 의해 통제를 받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개인의 정보라는 것이 이미 행정기관에는 지나치게 상세할 정도(특히 가족관계기록부)로 기재되어 있고 누군가가 이를 활용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아주 쉽게 유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우리는 눈치챌 순간도 없이 우리의 정보가 이리저리 떠다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GS사태야 그나마 사기업이니 어떻게든 항의를 해보지만 이미 유용되고 있을지도 모르는 권력기관에 의한 정보거래 등에 대한 경각심도 가져야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경각심을 가진다고 해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 이 사회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의 정보(개인적으로는 소중하고 중요하다고 느끼는)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힘들에 의해 관리(그저 하나의 DB자료로)되고 있는 것이고 이마에 바코드만 안찍혀 있을 뿐이지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집에 돌아가기까지 개인의 동선도 관찰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특히 공직에 있어본 분이라면 공직에 들어가기 전에 제출해야 하는 내 정보의 상세함에 놀랐을 것이다.

개인정보의 유출로 인해 스팸 메일이 오고 전화가 오는 차원의 걱정을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업자들에게 개인정보가 빠져나가는 것은 내 이름과 주민번호로 사기를 치거나 스팸의 자료로 활용하는 선이지만 통제받는 시스템 하에의 개인정보는 인간으로서의 가치 자체를 지워버리기 때문에 위험성이 보다 큰데도 우리가 이것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기에 반응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눈에는 일개 개인의 정보라는 것이 보호할 가치조차 없는 것이니 말이다. 글을 적다 보니 1984나 X파일의 내용 같이 되어 버렸는데 어쨌거나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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