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간의 병치레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간사해서 일을 하지 못 하고 누워만 있을 때는 뭔가 해야 한다는 충동을 느끼면서도 막상 본업으로 돌아오고 나니 아무 것도 안 하고 누워 있던 시간이 그리워 질때도 있으니 말이다.

오늘은 모처럼 먼지 가득 덮힌 차도 깔끔하게 닦아주고 오랜만에 악셀에 힘을 넣어도 봤다. 역시 달릴 수 있는 시간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시간이라고 으쓱해보지만 주유소에 들러 '5만원 어치요'를 외치고 나니 다시금 현실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리터당 1768원...

이렇듯 우리의 일상이라는 것은 짧은 찰라의 순간을 이상과 현실을 오가며 미소도 지어봤다가 쓴웃음도 지어 보는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악셀을 밟는 순간에도 폭발적인 가속에 M3이 안 부럽다가도 막상 멀리서 보이는 스포츠카들을 보면 금세 의기소침해지니 말이다.

아무튼 인생은 그래서 잔재미가 있다. 모든 것들이 내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럴 지도 모르겠다. 바라는 것들과 현실과의 괴리. 그것이 인생을 살 만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오랜만에 엔진오일을 주문했다. 반년마다 느끼는 또 한 번의 유쾌한 시간이다. 이번 녀석은 어떤 달리기를 내게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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