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은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기를 선뜻 내켜하지 않는다. 겉보기엔 별달라 보이지 않는 차지만 조금만 눈썰미가 있는 사람들은 "차에 손 댔네?"라고 손사래를 친다. 차에 대해 비교적 관심이 적은 여자들의 경우는 별 생각없이 탔다가 금세 후회를 한다.

하체 튜닝이 어느 정도 된 상태니 승차감이 좋을 리 없고 가속 시 본넷에서 들리는 거친 흡기음이 그녀들의 심사를 불편하게 했으리라..게다가 나는 나름대로 얌전하게 한다고 하는 운전 스타일이 꽤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모양이다.

어느 정도 운전 경력이 있는 남자들도 내 차를 타는 것을 역시 달가와하지 않는다..하지만 적어도 누군가 옆에 타고 있을 때 내 운전 스타일은 정말 얌전한 것이다. 처음 차 사고 나서 여자친구를 1달이 넘도록 태우지 않았던 것처럼 차라는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수단에 타인의 위험을 담보로 삼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나 혼자 운전을 할 때는 약간 다르다. 내게 있어서는 운전 그 자체가 목적인 탓에 차가 가진 능력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리곤 한다. 2,000cc 배기량은 그래서인지 내게는 꽤나 아쉬움을 많이 준다. 출력과 속도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다 보니 지금 이 녀석에 대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지 싶다.

그런데 어제 그동안의 대우가 섭섭했는지 스스로의 한계성능을 보여주었다. 270도 정도의 급커브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추월을 위해 RPM을 꽤나 올렸으니 코너 진입 속도로는 지나친 감이 있었고 평소에도 자칫 잘못하면 가드레일을 들이 받기 쉬운 지역이라 신경을 쓰는 곳인데 어제는 무슨 심사였는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운전석은 가드레일에 거의 붙어있었고 급하게 밟은 브레이크는 ABS를 부지런히 작동시키며 힘겨워했다. 전륜차량임에도 이건 거의 100% 오버스티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짧은 순간 이론적인 지식인 카운터를 칠 여유는 없었고 그저 "버텨줄 수 있니?"라고 혼잣말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나마 얼마 전 갈아준 타이어가 그립력을 끝까지 유지해준 것이 다행이었을까? 연속된 두 개의 커브를 무사히 빠져나왔다. 뒤에서 오던 사람이 어지간히 놀랐으리라..나중에 이 얘기를 후배에게 하니 모래라도 조금 떨어져 있었으면 황천에 갔을 것이라고 겁을 준다.

만약 차체가 그립력을 잃고 그대로 오버스티어가 났다면 적어도 중상 아니면 세상과 하직했었으리라. 그런데도 왠지 그 순간에는 그런 것까지 생각이 들면서도 그렇게 두려운 마음은 없었고 오히려 차가 버텨줄까? 라는 생각이 온통 압도했다. 요즘의 내 심정이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해서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는 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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