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필기구의 경우는 자기 손에 맞는 것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글씨만 잘 써지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글쓰기를 즐기는 그리고 만년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내 손에 맞는 그리고 내 글씨를 제일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펜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게 됩니다.

한참 카메라에 빠져 있을 때에도 내게 맞는 장비를 찾기 위해 참 많은 노력이 들었었는데 만년필에 와서도 역시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되더군요.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비교적 빠른 시간과 적은 비용으로 손에 맞는 펜을 찾았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영입한 펜은 146라인 중 P옵션이 붙은 펜으로 클립과 장식부가 크롬 처리된 펜입니다. 흔히 CT(Chrome Trim)라고 불리지요. 저는 금장보다는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일전에 소개한 펠리칸의 경우도 205 즉 CT였습니다.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라인은 146까지도 닙은 14K입니다. 149로 올라가야 18K를 사용하는데 실제 사용에 있어서는 14K가 부담은 덜한 편입니다. 금 함량이 높아지면 아무래도 닙이 쉽게 다칠 우려가 많지요. 물론 필자에 따라서는 금의 함량이 높은 것을 좋아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막상 찍어 놓고 보니 지포와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군요.. 저 지포가 약간 특이한데..티타늄 도금이 된 녀석입니다. ^^



146의 닙은 시대에 따라 그 모양과 디자인이 변해왔는데 80년대 146의 경우는 닙이 단색입니다. 단색의 경우를 보통 원톤닙, 현대 146처럼 금과 백금이 혼합되어 있는 경우를 투톤닙이라고 합니다. 닙에 세공된 글자나 문양은 아무래도 현대펜이 보다 선명합니다.



왼쪽이 구형 146이고 오른쪽이 오늘 들어온 신입인 현대 146입니다. 클립 부위의 색으로 GT(Gold Trim)와 CT를 구분합니다. 몽블랑에서는 P 즉 Platinum이라는 단어를 써서 이를 구별하지만 P모델이 가격이 약간 상위일 뿐 근본적인 차이는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현대의 몽블랑의 닙 디자인이나 색상보다 구형 닙을 선호합니다. 디자인이나 색상은 단조롭지만 오히려 그 모습이 더 인간적이라는 생각에서죠. 역시 현대의 몽블랑은 정감어린 느낌이 든다기보다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기계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자필은 적지를 못했는데 세척을 하고 말리는 중이라 그렇습니다. 시필을 해 보니 현대 EF는 확실히 구형 EF보다 굵게 나옵니다. 하긴 몽블랑 만년필에서 글씨의 굵기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는 일이긴 하죠.

대충 이렇게 해서 제 만년필 라인업(?)은 구성을 1차적으로 마쳤습니다. 146은 흑색 계열, M205가 청색 계열 잉크를 사용할 예정이고 국내 저명한 닙마이스터께 폴리싱을 의뢰한 팔콘이 도착하면 세밀한 문서 작성용으로 쓸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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