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파워콤이 VOD(Video On Demand) 서비스에 전격 뛰어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는 “이미 예상됐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반면 “KT와 하나로텔레콤이 이미 TV포털 시장에서 양발톱을 곤두세우고 싸우고 있는 마당에 뒤늦게 참가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겠냐”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파워콤 입장에서는 단순히 동영상 포털 서비스를 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초고속인터넷 사용자수가 줄어들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미 KT와 하나로텔의 TV포털 서비스는 초고속인터넷서비스와 연계해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사명까지 변경해가며 적극적으로 초고속인터넷 시장을 공략해 온 파워콤 입장에서는 신규 가입자 유치는 둘째 치고라도 기존의 가입자를 KT나 하나로 측에 빼앗길 위험에 처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TV포털 서비스를 하자니 킬러 콘텐츠 또한 만만치 않고 빅3가 한 시장에서 격돌하게 될 경우 발생하는 제살 깎아먹기 경쟁에 막대한 지출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뭔가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딜레마에 파워콤은 빠져 있는 것이다.

파워콤은 일단 선발 사업자들과 차별화 포인트를 ‘PC기반’에 두고 있다. 즉 셋톱박스의 구입없이 인터넷의 연결만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파워콤의 생각은 기존에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파이를 채워나가는 방법으로 택했던 저가정책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결정적인 승부처로 예상되는 콘텐츠에 파워콤은 우선 드라마를 택했다.

이점은 상대적으로 콘텐츠 확보가 많이 되어 있는 KT와 하나로텔에 비해 불리한 점에 틀림없지만 파워콤은 같은 드라마라도 HD급의 화질을 제공하겠다고 맞섰다. HD급의 화질의 VOD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꽤나 매력적인 부분이다. 또한 HD급의 콘텐츠는 SO들이 추진 중인 케이블 방송의 HD화 추진 정책과도 정면으로 맞부딪힌다.

파워콤 입장에서는 콘텐츠 확보가 여의치 않은 점을 화질로 보완하겠다는 것이고 동시에 IP-TV 시장이 본격화되는 내년 이후 벌어질 경쟁도 미리 준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의 TV포털은 하나로텔레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KT의 메가패스 TV가 교육용 콘텐츠를 히든카드로 꺼내놓으면서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어떤 방식의 서비스로 TV포털이나 IP-TV가 진행되건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IPTV가 본격화되면 통신이니 방송이니 하는 단어의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한다. 같은 방송을 방송망으로 보느냐 통신망으로 보느냐의 차이일 뿐이고 소비자들은 통신이건 방송이건 그 차이를 떠나 잘 나오고 재밌는 콘텐츠로 몰릴 것은 분명하다.

초고속인터넷 3사가 맞붙은 TV포털 싸움도 결국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 결과는 향후 IPTV는 물론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에게 하나의 나침반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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