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바 최신 통신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와이브로와 HSDPA가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신통한 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전혀 새롭지 않은 현재진행형이죠. ‘국내 굴지의 통신사인 KT와 SK텔레콤이 주체가 되어 서비스를 하고 있는 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HSDPA만을 살펴보면 SK텔레콤의 전략 사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SK텔레콤은 “전체적인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시점에서 새로운 전략적 사업에 전력을 기울일 시점”이라고 밝힌 바 있고 이 전략적 사업이란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HSDPA인 것으로 많이들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실제로 SK텔레콤의 HSDPA서비스인 3G+가 상용화를 시작한 지도 석 달이 넘어 가고 있지만 좀처럼 탄력을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대중적인 인지도도 높지 않고 회사 차원에서의 홍보도 이전의 SK텔레콤의 다른 서비스들과 사뭇 다릅니다. 마케팅 잘 하기로 소문난 SK텔레콤의 신규 서비스치고는 묘하게 조용한 감마저 듭니다. 이런 모습에 대해 “SK텔레콤이 HSDPA에 소극적인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SK텔레콤 홍보1팀 관계자는 “현재 나와 있는 단말이 두 종류뿐인 상황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즉 “이통사에서 단말 제조사 쪽에 신규 단말에 대한 제조 요청을 하면 이것이 실제로 상품화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서비스 개시와 동시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기에는 무리수가 있다”는 것인데요. 그러니까 6월에 삼성전자에 단말 제조를 요청하면 12월이나 되야 새로운 모델이 나오는 것이고 테스트 기간까지 고려하면 기간은 더 길어지는 셈입니다.

SK텔레콤은 최근 8100억 원을 투자해 84개시에 HSDPA망을 구축하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도서·산간지역까지 서비스를 넓힌다고 밝힌 바 있고. 싱글밴드싱글모드(SBSM)를 지원하는 HSDPA 전용폰을 내년 상반기에 선 보일 것이라고 얼마 전 밝혔습니다.


슬슬 HSDPA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SK텔레콤의 차세대 이동통신 로드맵을 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의 기간이 HSDPA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시점입니다. 다시 말해 올해 하반기가 되면 SK텔레콤의 대대적인 HSDPA 서비스에 대한 광고와 홍보를 접하실 수 있을 것같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기는 HSDPA에 대한 투자지만 실제 속내는 다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HSUPA입니다. HSDPA도 뭔지 감이 안 오는 데 HSUPA는 또 무슨 소리일까요?

고속상향패킷접속(High-Speed Uplink Packet Access)의 약자인 HSUPA는 HSDPA와는 동전의 양면 같은 기술로 HSDPA가 다운로드에 중점을 둔 반면 HSUPA는 업로드에 중점을 둔 방식입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두 기술은 최종 목적지인 4G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현재 SK텔레콤이 HSDPA용 전국망을 구축하는 것은 HSUPA를 위한 준비작업인 셈이죠.

짧게 요약하자면 올해와 내년에 대대적인 투자는 HSDPA와 HSUPA서비스에 한정된 투자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SK텔레콤의 기술발전 로드맵 상 애매한 시점이고 4G로 가는 길목인 HSDPA에 대대적인 홍보나 투자를 할 필요성은 없다고 보여집니다.


내년 중 서비스가 개시될 HSUPA도 역시 유사한 과정을 겪겠지만 결국 이들을 바탕으로 4G서비스의 기반이 닦이게 되는 것입니다. 3G와 4G 사이의 기술적 시간의 갭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HSDPA 그리고 내년 초 등장할 HSUPA는 말 그대로 ‘과정’인 셈이죠.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HSDPA용 새 휴대폰을 구입할 이유는 ‘전혀’ 없어집니다. 난감하죠.

얼마 전 삼성전자가 4G 시연을 성공적으로 거둔 데 이어 이통사인 SK텔레콤의 행보가 빨라지면서 진정한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불리는 4G가 우리 생활의 중심으로 다가설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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