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은 독립유공자 묘역과 4.19묘역이 공존하는 구간입니다. 제 경우는 1구간 소나무숲길에서 바로 이어서 2구간으로 접어들었는데 2구간부터 걸으실 분들은 수유역 3번(공사중)출구에서 120번이나 153번을 타고 덕성여대 입구에서 내린 다음 길을 건너시면 됩니다.

순례길 구간은 1구간보다 짧습니다. 그러나 소요시간은 조금 더 걸립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이해가 가실텐데요. 소나무숲길이 주로 평탄한 길이었던 것에 비해 순례길은 다양한 계단과 언덕, 내리막이 함께 하고 있어 걸음속도가 조금 늦어지게 됩니다.

전체 동선은 위 그림과 같습니다. 이 구간은 아래 사진으로 보시겠지만 1구간에 비해 조금 더 산다운 느낌이랄까요. 계곡도 통과하고 등산로의 전형적인 계단도 오르내리기 때문에 제법 산을 타는 분위기가 납니다. 물론 크게 어려운 구간은 아니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2구간의 시작. 순례길 입구입니다. 1구간을 마치고 조금 걸어내려가면 입구를 볼 수 있습니다. 1구간을 들어설 때는 널찍한 느낌이었는데 순례길은 문 뒤로 계단이 보입니다. 제법 길어보입니다.

입구를 조금 지나니 쭉 뻗은 계단이 보입니다. 처음엔 저 계단을 보고 예전에 설악산 대청봉을 오를 때 기억이 문득 들더군요. 물론 설악산의 계단과 비할 정도는 아닙니다. 간단히 다리 근육 좀 풀어주고 천천히 오르면 됩니다. 

계단을 오르나 싶더니 바로 내리막입니다. 2구간은 이런 길들이 많습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양새인데 크게 힘들지는 않지만 무릎에 부담이 갈 수 있으니 천천히 걸으면 되겠습니다. 이정표를 보면 오른쪽은 이제까지 온 우이동길이고 왼쪽이 정릉동을 향한 길입니다. 왼쪽으로 가면 됩니다. 정릉은 제가 초등학교때까지 살던 곳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탁 트인 대로도 나옵니다. 2구간은 북한산의 산줄기에 조금 더 가까운 구간인데 이런 넓은 길을 만나면 제법 시원한 느낌이 들죠. 평일이어서 오고가는 분들이 거의 없다보니 이런 사진도 나옵니다.

넓은 길을 지나 다시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4.19묘역과 만나게 됩니다. 2구간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넓은 풍경입니다. 순례길에서 볼 수 있는 4.19묘역은 거의 이 각도가 대부분인데 전망대의 위치와 구조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전망대엔 의자도 있으니 잠시 쉬어가도 좋겠네요.

4.19묘역을 지나 다시 오르막 계단과 만나게 됩니다. 등산로도 우측통행이니 유의하셔서 걸어가시면 됩니다. 아마 주말에는 제법 많은 분들이 오고갈텐데 등산 예절을 지키는 것이 서로 편한 둘레길 걷기가 아닐까 합니다.

다시 이정표와 만나는 곳. 보광사라는 제법 큰 사찰을 오른쪽으로 바라보며 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제법 걸은 거 같은데 이제 400미터 전진했네요. 진행속도는 더디지만 길 자체가 주는 변화들이 많아 지루하지 않게 걸을 수 있습니다.

주의하실 부분이 바로 멧돼지입니다. 설마 하고 다니긴 하는데 분명히 나오긴 나온다네요. 대처요령을 잘 읽어 보고 행동하면 되겠습니다 (그러나 막상 정면에서 마주치면 저대로 할지는 의문입니다만..) 아무튼 어떤 동물이건 마주치면 뒤를 보이는 것은 위험합니다. 

맷돼지가 나올까..생각하고 걷다보면 어느새 마주치는 또 다른 이정표. 2구간의 종료지점엔 북한산 둘레길 탐방안내센터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1.1km정도를 더 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대부분의 길이 이렇게 잘 닦여 있지만 가끔 길이 없어지는듯한 구간도 있고 좌우로 길이 나 있어 어디로 가야할지 잠시 헷갈리는 구간도 나옵니다. 주말이라면 다른 사람들을 보고 가면 되지만 이렇게 아무도 없는 길을 갈 때는 조금 애매하더군요.

2구간 순례길은 앞서 적은 것처럼 좀 더 산다운 느낌이 듭니다. 다리 아래로 작은 계곡이 펼쳐져 있는데 물이 정말 맑고 송사리들도 제법 많이 살고 있었습니다. 한여름에는 분명히 뛰어드는 분들도 계실 듯한데...벌금 30만원입니다..

작은 계곡 모습입니다. 물은 그리 많지 않지만 물 흐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정말 맑은 물을 볼 수 있습니다.

계곡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다리를 건너면 됩니다. 순례길을 걷는 동안 가장 오래 머문 장소가 이 다리였네요.

이제 좀 북한산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북한산 등반로 중 무난한 등반로로 꼽히는 진달래능선 진입로가 오른쪽에 있습니다. 순례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 묘역들도 보이고요. 내친 김에 북한산을 올라가 볼까 싶었는데 시간이 애매해서 둘레길만 완주하기로 했습니다. 집이 목동인지라 오고가는 시간만 4시간이 걸리니 무리였죠.

조금 더 나아가면 바로 순례길의 종착점입니다. 이 문을 나서면 큰 도로가 펼쳐지는데 이제까지 걸어온 길하고 너무 상반되는 모습이라 적응이 안 되기도 합니다. 저 멀리에 통일연구원이 보이는데 3구간은 저곳으로 이동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아마 다음 주 포스팅에서 보실 수 있을 거 같네요.

출구를 나온 상태에서 그대로 100미터 정도 아래로 내려가면 둘레길 탐방안내센터가 있습니다. 인증샷을 찍은 분들은 이곳에 가셔서 스탬프를 찍으시면 됩니다. 센터에는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하니 땀 좀 식히고 귀가하시면 되겠습니다. 센터를 나와 다시 위로 올라가면 마을버스 정류장이 있고 그 버스를 타면 수유역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2구간은 전체적으로 산다운 느낌이 들고 등산을 한다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구간이었습니다. 각각의 구간별로 그 특색을 잘 살리고 있는 점은 상당한 장점이지 싶네요. 다음 주에는 3구간과 4구간을 예상하고 있는데 하루에 두 구간씩 나아가는게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아 보여서 3구간만 갈까 생각 중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