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포스팅에서 적었지만 4구간 솔샘길은 3구간의 종료지점에서 바로 시작한다. 북한산둘레길에는 종종 이런 구간이 보이는데 구간의 종료와 다른 구간이 동시에 시작하게 되는 지점들이 있어 실제로는 북한산둘레길 안내 홈페이지의 공식적인 방문 경로와는 약간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이 경로가 북한산둘레길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4구간 솔샘길의 경로인데 실제로는 3구간의 종료 지점에서 솔샘길이 시작하기 때문에 3구간에 이어 바로 4구간에 진입한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3구간까지 걷고 나중에 4구간을 가야지라고 마음먹은 경우에는 경로가 약간씩 어긋나게 된다.

즉 공식적인 시작점인 북한산생태숲 앞은 솔샘길이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된 다음의 경로인 셈인데 나중에 6구간에 접어들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실을 직접 와보고서야 알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손실(?)된 거리는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왜 1구간이나 2구간처럼 출발지를 따로 분리하지 않았는지는 알 길이 없다.

아무튼 북한산둘레길 홈페이지에서 소개한 대로 4구간을 가려면 지하철 4호선 길음역에 내려 3번 출구로 나가면 오른쪽에 버스정류장이 있고 1014번이나 1114번을 타고 종점까지 이동하면 된다. 홈페이지에서는 북한산 생태숲 앞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 정류장 이름은 '성북생태체험관'이다. 이점도 미리 알고 가도록 하자

오늘 다녀온 경로는 4구간, 5구간으로 전체 거리는 6.9km다. 4구간은 북한산국립공원이 밝히고 있는 거리인 2.1km와 별 차이가 없지만 5구간은 공식거리는 2.4km지만 실제로 걷게 되면 4km가 넘는 거리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다음 포스팅에서 적겠지만 5구간은 준비를 조금 하고 가야 한다. 그럼 4구간을 가보도록 하자.

솔샘길은 이전의 3구간의 종료 지점부터 생각해보면 전반적으로 밝은 느낌이 드는 구간이다. 중간에 시민들을 위한 공원도 잘 꾸며져 있고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안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오늘도 유치원생들이 무리를 지어 걷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본격적인 둘레길은 아닌 '자락길'이었지만 말이다.

오늘은 수동렌즈를 들고 나갔다. 자동의 편리함보다 '천천히' 걷기 위해 그리고 천천히 생각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55mm라는 화각인데 풍경은 거의 광각으로 담는 습관이 있는지라 어떨까 싶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보면 몇몇 장면만 빼고는 그래도 괜찮았다.

성북생태체험관에서 하차하면 조금 올라가 왼쪽에 표지판이 보인다. 이제 4구간이 시작인데 실제로는 이미 4구간이 어느 정도 진행된 지점이다. (계속 적는 걸 보니 아쉽긴 한 모양이다) 길에 접어들면 왼쪽으로 성북초등학교가 보인다. 한참 수업 중인지 아이들 목소리가 길가까지 들려온다.

넓은 공원과 동네 주민들이 쉬거나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4구간은 초반 둘레길 코스 중에 정말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구간이지 싶다. 굳이 등산 장비를 갖출 필요도 없고 아주 가볍게 걸으면 된다. 그리고 중간중간 구간을 빠져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있어 걷다가 힘들면 다음을 기약해도 된다. 구간에 진입한 다음 벗어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조금 가다보면 '북한산자락길'을 만나게 된다. 만남의 장이라는 커다란 표지판과 함께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자락길에 대한 설명은 아래 사진을 보자. 이 사진에서 정면에 보이는 내리막 계단으로 진입하면 4구간이 이어진다.

자락길은 정말 쉬운 코스로 되어 있는 구간인데 길이 아주 잘 닦여 있어 유모차도 이동이 가능하다. 거리는 제법 되는 편인데 유치원 아이들을 만난 것도 이곳에서였다. 전반적으로 북한산둘레길은 참 구성이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예전에 제주 올레길을 잠깐 걸을 기회가 있었는데 언젠가 올레길도 이렇게 여행기를 적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산길로 접어드는 4구간 솔샘길. 이전까지는 평지였지만 여기서부터 산길이다. 크게 험한 경로는 없고 가벼운 마음으로 걸을 수 있다. 평지가 대부분이고 산길은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여느 구간보다 짧은 느낌이 드는 구간이 솔샘길 구간이다. 역시 계절의 느낌을 가득 느낄 수 있었다.

부귀영화가 다 무엇이랴... 나 또한 자유를 주십시오. 라고 외치고 싶지만 그 자유가 어디에서 나오던가... 찬찬히 들여다보니 번역이 좀 이상하다 싶었지만 가볍게 여기고 자리를 떴다.

험해보이지만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흐린 날씨였지만 코스 자체가 그늘이 거의 없어 꽤 밝은 느낌을 준다. 전에도 적었지만 둘레길은 구간별로 독특한 색을 나타내고 있는데 솔샘길은 밝은 느낌이 두드러진 곳이다. 

인위적인 손질을 한 나무가 아닌 자연상태의 나무를 그대로 가져다가 만든 난간이 인상적이다. 이런 난간은 처음 본 듯 한데 꽤 괜찮다. 다만 안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니 붙잡지는 않도록 하자. 

이 언덕을 넘어가면 4구간 솔샘길은 끝나게 된다. 거리상으로는 그렇게 짧지 않지만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보면 이미 구간 종료 지점에 다다르게 된다. 난이도가 가장 낮은 구간이어서 그렇지도 하겠지만 4구간은 참 편안하게 밝은 마음으로 걸을 수 있는 구간이었다.

언덕을 내려오면 거리를 만나게 된다. 산길을 걷다 갑자기 도로가 나오니 당황스럽지만 이미 여러 차례 겪은지라 담담하게 걸어본다. 건너편에 보이는 버스 차고지를 이정표 삼아 걸으면 된다. 좌우로 좁은 길이니 어긋날 일은 없을테지만..

조금 더 걸으면 이곳 북한산탐방안내소를 만날 수 있다. 여기까지 오면 솔샘길은 끝났다고 보면 된다. 지금 이곳은 수리중이라 내부에 들어갈 수는 없었는데 뒤쪽으로 맨발걷기 공원도 만들어두고 있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주차장이 있고 바로 5구간 진입이다. 5구간에 접어들면 끝날 때까지 구간 밖으로 나올 수 없으니 음료수 등은 미리 준비를 하도록 하자.


Nikon D700, Ai micro Nikkor 55mm f/2.8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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