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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1 14:56 - Snowroad snowroad

겨울이 지나가는 오후

어느 새 올 한 해도 달력 마지막 장만 남기고 있다. 시간이 흐르는 물과 같다는 이야기를 굳이 꺼내지 않아도 세월이라는 단어의 한자를 곱씹어보지 않아도 우리네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인지 아마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또 절실하게 느끼고 있지 않을까? 돌아보면 매 해마다 겪는 일들이 새롭다. 전에는 겪을 수 없었던 아니 관심조차 갖지 않았던 일들이 내게 직접 일어난다. 하지만 한편 생각해보면 이 새로움들이라는 것이 다른 어떤 이들에게는 이미 겪은 일일 수도 있는 것. 결국 우리네 삶이란 대개 비슷한 경험들을 공유하며 서로 엮이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겨울을 좋아하고 겨울에 어디건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나지만 올해는 예전처럼 그렇게 자주 밖으로 돌아다니지는 못한다. 아직 혼자 잠드는 것이 걱정스러운 어머니때문이다. 올해는 내게 '가족'이라는 단어를 가슴 시리게 새겨주었다. 그리고 '삶', '생명'이라는 단어를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고 고민하게 해 주었다. 또 하나 얻은 것이 있다면 이 짧은 삶 속에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라는 것. 부귀영화를 좇으며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들은 정말 봄날 눈녹듯 사라져버리는 허상 자체다. 인간으로서 세상에 태어나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이제는 더 고민하게 되었다.


자연 앞에 서면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는 작고 하찮기 그지 없다. 여행을 통해 배울 수 있는 큰 교훈 중의 하나인데 요즘은 돌아다니지를 않으니 예전 사진첩을 꺼내어 들춰보는 것으로 대리만족을 하고 있다. 예전에 찍은 사진들을 지금 다시 보면 그 때 찍었던 느낌과 생각과는 또 다른 느낌 그리고 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물론 사진에 반영되는 이미지는 셔터버튼을 누르는 순간의 감정과 당시의 마음상태가 고스란히 찍혀 나오지만 과거의 그 감상을 현재에 극복할 수 있다면 같은 사진으로 두 장의 서로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사진과 여행, 이 두 가지가 정말 축복된 것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무튼 정신없이 분주하던 한 해의 큰 일들을 마무리하고 이제는 나의 일을 찾기 위해 조금씩 나아가는 요즘이다. 사람과 사람의 인연도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듯히 사람과 일의 인연도 전혀 생각지도 않게 마주치는 인연이 있으리라 생각해본다. 그리고 새로운 인연과 만나게 되는 날. 다시 카메라를 들고 겨울을 걸어보고 싶다. 



  1. 2013.12.11 15:31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nowheart.tistory.com BlogIcon Snowroad snowroad 2013.12.23 09:10 신고

      결혼은..아직 저와 맞는 인연을 찾지 못했습니다. ^^
      만난 사람들은 많이 있지만 서로 버킴목이 되어 줄 인연은 아니었기에
      아직 혼자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의 세대의 이어짐은 그래도 동생이 먼저 나가서 살고 있기에 끊어지지는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랄까요..

      추위라는 것은 그러네요..단지 춥다는 피부의 느낌만이 아니라 마음 속까지 파고 드는 시림...그것이 힘겨울 때가 있겠다는 생각이 이제 조금씩 듭니다.. 올 겨울도 많이 춥겠지요..하지만 가족이 있으시니 서로 맞잡은 손 꼭 잡고 행복하게 넘기실 수 있다고 전 믿습니다. ^^

  2. Favicon of http://zomzom.tistory.com/ BlogIcon 좀좀이 2013.12.12 02:54 신고

    올해도 어느덧 마지막 날을 향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시간 참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아요. 작년 이맘때에는 슬슬 귀국 준비를 생각하기 시작했었는데요...참 이런 저런 일이 많았던 해였고, 제 카메라는 올해 정말 오랫동안 잠자고 있네요 ㅎㅎ;;
    snowroad님, 좋은 인연 마주치게 되시기 바래요^^

    • Favicon of http://snowheart.tistory.com BlogIcon Snowroad snowroad 2013.12.27 10:24 신고

      답글이 한참 늦었네요. 좀좀님은 한해 마무리 잘 하고 계신지요. 올해는 개인적으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어떻든 시간은 또 그렇게 흘러갑니다. ^^

      인연이란 사람이 어찌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닐까.. 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만나고 싶다고 만날 수 없고 피하려 해도 만날 수밖에 없는 것..그것이 인연이겠지요

  3. Favicon of http://photopark.tistory.com BlogIcon skypark 2013.12.12 10:58 신고

    한해의 끝자락에서, 저도 요즘 생각이 많아지네요...
    늘 아쉽고 후회가 많은것 같아요.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에는 좋은인연으로 뜻하시는 꿈을 이루시길 응원 합니다.^^

    • Favicon of http://snowheart.tistory.com BlogIcon Snowroad snowroad 2013.12.27 10:25 신고

      이제 일주일도 채 안 남았네요. 정리는 잘 하고 계시지요? 늘 좋은 글과 사진.. 많은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 답글을 적지 않는 날도 찾아가보고 있지요. ^^

  4. Favicon of http://diaryofgrinder.tistory.com BlogIcon SAS 2013.12.19 14:17 신고

    제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가 사진 한 장에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생명이 침묵하는 계절에도 나와 하늘만큼은 더욱 선명하게 이어져 있다는 안도감을 준다고 할까요.
    시간은 쌓아갈수록 깊어지는 것이니, 내년에는 한층 더 자신을 알아가시리라 생각합니다. ^^

    • Favicon of http://snowheart.tistory.com BlogIcon Snowroad snowroad 2013.12.27 10:26 신고

      네..자연 앞에 서면 우리네 일상이라는 게 얼마나 사소하고 자잘한 것들로 가득차 있는지 알게 되지요. 여행을 많이 다니시니 그 느낌은 누구보다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

      이제 2013의 문을 닫을 시간이 가까와 오네요. 남은 일주일 마무리 잘 하시고요. 새해에 또 반가운 마음으로 만나뵙겠습니다.

  5. Favicon of http://nnkent11.tistory.com BlogIcon Q의 성공 2013.12.27 12:12 신고

    덕분에 멋진 사진 잘 보고 갑니다 ^^
    알찬 오늘을 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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