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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5 12:45 - Snowroad snowroad

살며 생각하며, 일상

시간이 제법 흘렀다. 물론 언제 어떻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득한 기억이 되기에는 아직 부족한 시간이지만 이제까지 살아온 삶을 돌아보고 현재의 삶을 생각하고 앞으로의 인생을 계획하기에는 그리 짧지만은 않은 시간이었다. 사실 살아가는 동안 겪는 일들은 대부분 언젠가 과거에 한 번쯤은 겪었던 일들의 비슷한 반복이지만 완전히 똑같은 반복은 아니기에 매일매일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으리라. 

예전에는 그 반복에 조금은 낙담을 하곤 했었지만 그 반복 속에 무언가 다른 모습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는 어떻게 하면 그 반복의 모습을 조금씩 -그리고 내가 주도적으로- 바꾸어나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됐다면 그래도 괜찮은 변화가 아닐까 싶다.

사람에게 하도 실망을 많이 해서 사람과 거리를 두고 싶었지만 결국 삶 그 자체가 사람과의 관계이기에 사람과의 거리를 멀리하면 할 수록 삶 자체와도 멀어진다는 아주 단순한 사실을 이제야 조금은 이해를 하는 모양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실망을 했다면 그 원인은 그 누군가에게 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이상의 기대를 내가 주었기 때문이다. 

그 대상이 가족이건 연인이건 혹은 사회에서 만나는 동료나 친구이건 말이다. 크게 바라지 않고 작은 부분에 만족하면 되는데 사람의 욕심이 그렇지 못했고 내 욕심이 그렇지 못했다. 어떤 관계건 내가 희생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준 만큼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관계는 틀어져버린다. 아니 준 것과 받은 것의 비교를 애초에 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그런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이 흔히 말하는 성인이나 되야 가능하다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지만 일상의 아주 작은 순간순간을 떠올려보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은 일이다. 우리네 삶이 얼마나 짧고 얼마나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지를 절절하게 겪고 나서야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되니 나도 참 둔한 사람이다. 

삶에 그렇게 대단한 것은 없다. 내 나이에 할 말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다보면 마음 속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욕심과 욕망 같은 감정들을 조금씩 몰아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렇다고 현실로부터 도피해버리면 안 될 일이다. 

아무튼 올해는 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기까지 정말 한치도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다. 살아가는 것 그 자체가 과제가 된 이후의 변화들이 무엇보다 크겠고 그 변화 속에서 돌아본 지난 과거의 시간들이 사실은 그렇게 거창하고 대단한 것들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 또 올해 느낀 소회랄까. 어떤 일이건 어떤 사람이건 그 대상에 의미를 너무 부여하지 않을 일이다. 

그동안 나는 너무 편하게 쉽게 삶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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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2001년 겨울로 기록이 남아있는데 강화 어디쯤이 아니었을까. 그때만 해도 자세하게 기록을 남기지는 않았으니... 필름 스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게 어쩐지 마음에 든다. 기종은 F100에 렌즈는 80-200mm, 필름은 코닥 수프라였던 것 같다. 스캐너는 늘 같은 LS-4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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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15 14:38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nowheart.tistory.com BlogIcon Snowroad snowroad 2013.11.18 09:35 신고

      네 그 말씀이 분명히 맞습니다. ^^ 그렇기에 아직 세상이 살 만한 것이겠죠. 무엇보다 본인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이것이 중요한 거 같습니다. 자주 찾아뵙지 못 하고 있네요..

  2. Favicon of http://photobit.tistory.com BlogIcon 사진공간 2013.11.15 17:06 신고

    저 롤패입니다. 오랜만에 글이 올라와서 반가운 마음에 찾아왔어요.
    글을 읽고 느낀바가 많지만... 오늘은 그냥 인사만 드리고 갈께요. ^^

    • Favicon of http://snowheart.tistory.com BlogIcon Snowroad snowroad 2013.11.18 09:35 신고

      네 잘 지내시지요? 날씨가 어느 새 벌써 겨울이 되어 갑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요. 이야기는 언제든 할 수 있으니 괜찮습니다. ^^

  3. Favicon of http://funnycandies.tistory.com BlogIcon 소심한우주인 2013.11.19 10:44 신고

    정말 오랜만에 뵈니 반갑네요. ^^

    • Favicon of http://snowheart.tistory.com BlogIcon Snowroad snowroad 2013.11.20 18:09 신고

      그러네요..좀처럼 블로그에 글을 적지 못 하는 요즘이네요. 그래도 곧 나아지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4. Favicon of http://stockm.tistory.com/ BlogIcon S매니저 2013.11.20 21:06 신고

    오늘 하루는 잘 보내셨는지^^
    편안한밤 보내시길 바래요~

  5. Favicon of http://photopark.tistory.com BlogIcon skypark 2013.11.20 22:51 신고

    오랜만에, 반갑습니다~~
    어느덧 많이 추워젔네요.
    몸도 마음도 따듯하게 하시고,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6. Favicon of http://mindeater.tistory.com BlogIcon MindEater 2013.12.03 09:07 신고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고 읽게 됩니다.

    • Favicon of http://snowheart.tistory.com BlogIcon Snowroad snowroad 2013.12.05 10:51 신고

      그 작은 것을 우리는 쉽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좀 더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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