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흘러가고 있는데 마음은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 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렇게 자꾸 심연 어딘가로 가라앉는 것 같아 '이래서는 안 된다'고 여러 번 다짐을 해 보지만 좀처럼 물 위로 올라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항상 무언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이런 일이 많았던 것이 내 예전의 모습이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 굴레가 반복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면서도 그래도 어떻게든 지나간다는 것에 조금은 위안을 얻어본다.

삶이라는 것은 약간의 모양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정도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나아간다는 것을 요즘 부쩍 많이 느끼는데 20년 전의 어느 일상과 10년 전의 어느 일상 그리고 현재의 어느 일상이 궁극적으로는 참 비슷하다는 것은 한번쯤 곰곰이 생각해보면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예전보다 조금은 더 냉소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스스로도 경계하고 있는 요즘이지만 솔직히 한 번 무너져버린 마음을 추스르기는 참 쉽지가 않다. 돌파구를 찾아 이런 현재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는 내면의 반발에 한 차례 더 뒤로 물러서는 요즘이다. 

삶이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끈질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나 쉽게 스러진다는 것을 겪고나니 마치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처럼 쓸데없는 공상만 늘어간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도 벌써 2개월이 지났고 그렇게 잔인하던 기억들도 조금씩 옅어져 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내 마음속 겨울은 좀처럼 햇살을 마주 하려 않는다.

카메라를 들고 어딘가라도 돌아다녀봐야할텐데... 

마음이 여리니 하는 일이 다 어리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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