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만 해도 한낮의 태양이 따가울 지경이었는데 어느새 아침에 집을 나설 때 부는 바람은 '춥다'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네요. 계절의 흐름 특히 우리네 24절기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가 '백로' 였습니다. 한자로는 白露인데 하얀 이슬이라는 의미로 농촌의 농작물에 하얀 이슬이 맺히는 것에서 유래했다고 하네요. 요즘은 아쉽게도 점점 가을이라는 계절이 짧아지고 있지요. 

여름과 겨울은 길어지고 간절기인 봄과 가을이 짧아진다는 것은 한편에서 생각해보면 이젠 날씨조차 양극단으로 치닫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올 겨울은 늘 그렇듯이 여느 때보다 더 춥다고 하니 미리미리 준비들 하셔야할 거에요. 옆구리 허전한 분들은 커다란 곰인형이라도 하나 구비하시길...(제 것도 하나 사주시면....)

물론 가을이 오고 바람이 슬슬 차지기 시작하면 저는 제철 만난 듯이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데 겨울이 오면 그 방황이 절정에 다다라서 난리도 아니긴 합니다. 아마 겨울 사진은 많이 보실 수 있을 거에요. 여름 사진은 사실 거의 없죠..^^

아무튼 하나의 계절을 보내는 시기인만큼 또 다른 계절의 준비도 해야 하는 그런 시기가 왔습니다. 오랜만에 책상 정리도 해 보고 먼지 쌓인 카메라도 햇볕에 말려도 봅니다(D700은 지난 달 말로 무상보증기간이 만료가 되어서 이젠 조심조심 써야 합니다..;) 여름엔 사실 거의 카메라를 꺼내지 않는지라 애들이 아주 뽀송뽀송하네요..;;

보통 날이 추워지면 사진을 잘 안 찍는데 전 유난히 추운 날 찍은 사진이 많습니다. 겨울 태생이라 겨울에 적응을 잘 하는 것인지..아니면 고통을 즐기는 악취미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날이 추워진다는 것은 역마살이 도진다는 증거이니 나름 반가운 일이지요. ^^

이 사진들은 NPH400이라는 필름으로 찍은 건데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참 예전에는 필름마다 들고 다니면서 이럴 때는 이 필름을 저럴 때는 저 필름을 쓰는 맛이 있었는데 디지털로 넘어오고나서 그런 손맛이 싹 사라져버려 너무 아쉽습니다.. 뭐 그렇다고 요즘 필름카메라를 쓴다 해도 일단 필름이 없으니 이젠 다시는 되돌리기 힘든 추억이 되어 버렸지만요..


Canon EOS-1Vhs, EF 28-70mm f/2.8L IS USM, NPH400, L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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