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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31 20:54 - Snowroad snowroad

몽당연필도 더 오래 쓰자~

저는 손으로 무언가를 쓰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특히 만년필과 연필을 좋아하는데 둘 다 전형적인 아날로그라는 매력이 있지요. 만년필 이야기는 한참 오래 전에 적어 놓은 것이 있고 연필이야기도 이전에 한 편 써 두었는데 오늘 새로운 녀석을 들여 놓아 기쁜 마음에 글을 적어 봅니다.

오늘 도착한 녀석은 이녀석입니다. 파버카스텔은 육각 연필의 시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카스텔 9000은 그중에서도 유서가 깊은 연필이지요. 아마 100년은 더 되었을 겁니다. 파버카스텔과 스테들러 두 회사는 필기구를 좋아하는 분들께는 제법 친숙한 이름이지 싶습니다. 스테들러가 갑자기 왜 나오는지는 잠시 후에 나옵니다. ^^

오늘 데려온 녀석들은 심 경도가 5B인데요. 아마 4B까지는 학창 시절에 미술 시간에 많이들 써보셨을텐데요 5B는 조금 낯설죠? 보통 흔한 연필이 HB니까 5B면 제법 진하고 무른 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처음 박스를 열었을 때 나는 나무 냄새도 참 좋습니다.

카스텔 9000은 오늘 입양한 5B까지 해서 3종류의 경도를 가지게 됐네요. 가장 아래 6B가 보이시죠? 카스텔 9000은 경도가 7B인 녀석까지 나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위에 보이는 요상한 녀석은 한창 장비병(?)에 걸렸을 때 무리해서 장만했던 UFO라는 녀석입니다. 저거 사고 눈물 많이 흘렸지요. 결국 아까워서 쓰지도 못 하고 사진 찍을 때만 등장합니다..;

아무튼 5B라면 심이 훨씬 빨리 닳게 되지요. 그만큼 연필의 수명이 줄어든다고 할 수 있는데 몽당연필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찾아보다가 펜슬홀더라는 녀석을 찾았습니다.

바로 이녀석인데 앞서 적은 스테들러의 제품입니다. 스테들러는 파버카스텔을 압도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필기구 회사지요. 스테들러가 연필을 만든 지는 거의 400년이 다 되어간답니다. 아마 지금 책상 위에 한두 개쯤 이 회사의 제품이 있으시지 않을까요? 스테들러의 대표적인 연필은 옐로우펜슬입니다. 정말 쉽게 볼 수 있는 연필이지요. 

세 자루의 옐로우펜슬이 거의 지우개 부분만 남을 정도로 남았습니다. 보통 몽당연필이 되면 뒷부분을 깎아 모나미 볼펜에 끼워 쓰곤 하는데 이녀석처럼 뒷부분에 지우개가 달려 있으면 그것도 쉽지 않지요. 이녀석들을 펜슬홀더에 끼워주면 됩니다.

이렇게 되는데 아주 짧은 몽당연필에서부터 반 정도 남은 연필까지 수납(?)이 가능합니다. 재질은 알루미늄 비슷한데 그립 부분은 무게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 약간 무겁습니다. 이런 식으로 몽당연필을 끼워 쓰면 더 이상 깎을 수 없을 때까지 연필을 쓸 수가 있게 됩니다. 물론 연필 뒤에 달린 지우개를 책상 위에 튕기는 잔재미는 더 이상 없겠지만요.

가격은 저렴한 편 -전혀 저렴하지 않습니다- 은 아니지만 연필을 많이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꽤 매력적인 제품이 아닐까 싶네요. 쓴다고 닳는 것도 아니다보니 관리만 잘 해 주면 하나 장만해서 평생 쓸 수 있지 않을까요?

배송료 맞추느라 덤으로 주문한 에너겔 두 자루입니다. 이 펜은 명성(?)은 이미 들었지만 써 보기는 처음인데 뭐랄까요 잉크가 콸콸 나오네요 정말. 기존에 쓰던 제트스트림에 비교할 정도도 아니고 잉크 새는 만년필 수준이랄까요. 디자인은 어딘가 어색하고(다른 펜보다 깁니다) 그립감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닌데 잉크 하나는 압권입니다. 덕분에 빨리 닳을테니 그리 오래 쓰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필기구 이야기를 써봤습니다. 한참 글을 쓰는 것에 집중하던 때에는 만년필이며 종이며 잉크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만년필을 책상 속에 고이 넣어둔 터라 언제 다시 만년필과 잉크 이야기를 쓸런지는 모르겠네요. 사실 만년필도 이제 제게 남아 있는 게 두 자루뿐이라 적을 말도 많이 없긴 합니다. ^^


  1. Favicon of http://zomzom.tistory.com/ BlogIcon 좀좀이 2012.08.31 21:51 신고

    5B 연필이라니 처음 들었어요. 정말 진하고 부드러울 거 같네요. 저는 샤프심을 2B 쓰는데, 2B 쓰다 B만 써도 연해서 싫더라구요 ㅎㅎ;;

    몽당연필을 저렇게 쓸 수 있다는 것보다 몽당연필과 합쳐져 만드는 모습이 더욱 예쁘고 인상적이네요^^;

    • Favicon of http://snowheart.tistory.com BlogIcon Snowroad snowroad 2012.09.01 19:43 신고

      네 밑줄 긋기에는 제격이죠..^^ 샤프가 2B가 있네요? 저는 샤프는 최대한 얇은 것을 쓰는지라 평소에는 0.4mm를 쓰고 있네요. 심은 그냥 HB로..^^

  2. 2012.09.01 00:44

    비밀댓글입니다

  3. Favicon of http://photopark.tistory.com BlogIcon skypark 2012.09.03 10:25 신고

    펜슬홀더, 아주 유용하겠군요.
    끼워서 쓰는건 학교다닐때 참 많이 했었는데
    문득 그시절이 그리워 집니다.^^

  4. rabbitbook 2012.09.03 23:26 신고

    연필 깎는거 참 좋아했는데..요즘은 샤파~로 싹싹 돌려서..
    얼마전에 옆 선생님이 노란색 연필 한 다스를 주시고 퇴사하셔서
    아껴뒀습니다.애들한테 풀면... 글씨 쓸때 쓰는것 보다...
    떨어뜨려 멍들어 쭉쭉 나가는 연필심에 가슴이.. 아퍼서요...
    펜슬홀더... 저런게 있었군요..
    파버 카스텔...저는 아쿠아 수채화 색연필이란 파스텔 색연필 들여놓던날..
    너무 좋아했는데..7년 동안 한 번도 안깎았습니다...
    몇번 안썼다는 얘기죠~~

    • Favicon of http://snowheart.tistory.com BlogIcon Snowroad snowroad 2012.09.04 19:25 신고

      샤파..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네요. 기차모양으로 된 건가요? 아니면 삼각형인가..ㅎㅎ; 연필은 아이 때나 어른이 되어서나 늘 느낌이 좋아서 계속 쓰고 있지요. ^^
      펜슬홀더도 종류가 많은 편인데 저 녀석은 뒤에 지우개가 달린 연필도 끼워쓸 수 있는게 장점이에요 ^^

  5. Favicon of http://diaryofgrinder.tistory.com BlogIcon SAS 2012.09.08 13:39 신고

    오~ 정말 반가운 녀석이 첫 사진을 장식하고 있어서 기분이 확 밝아집니다. ^^
    연필을 좋아해서 대학생활도 이녀석과 함께 했었는데
    장거리 여행중에는 부피때문에 들고가질 못하고
    집에서는 역시 키보드 째깍거리는 일이 많아서 요즘엔 거의 사용하질 않는군요.

    집에 몇자루 남아있을텐데 오랜만에 한번 꺼내서 나무냄새나 맡아볼까 합니다. ^^

    • Favicon of http://snowheart.tistory.com BlogIcon Snowroad snowroad 2012.09.08 17:59 신고

      ㅎㅎ.. 그러시군요.. 요 녀석은 묘한 데가 있어요. 다른 연필과 다른 뭐랄까..참 표현하기는 애매한데..아마 아시지 싶습니다. 한 타스를 장만했으니 올 겨울을 함께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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